신한국당의 李會昌(이회창)대표위원은 27일 『내가 서울을 떠난 뒤로 대선자금 문제에 대한 김대통령의 입장표명 계획 발표 등 새로운 사실이 있었으므로 28일 청와대 주례보고에서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 이 문제를 충분히 논의하는 것은 당대표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중국을 방문중인 이대표는 이날 저녁 숙소인 북경 조어대(釣魚臺)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한 뒤 「28일 주례보고에서 대통령과 입장이 안맞으면 사의를 표명하겠느냐」는 질문에 『실제 면담이 있은 후 그런 일이 있을 때 얘기하자』고 말해 사의표명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28일 주례보고에서 김대통령에게 지난 23일 주례보고 때와 달라진 입장에 대해 해명을 요구한 뒤 이해되지 않을 경우 사표제출도 불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돼 귀추가 주목된다.
이대표는 이어 「대표직 사퇴와 관련한 이대표의 입장에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도 포함되는가」라는 질문에 『물론 포함된다』고 답했다.
그는 또 여권 일각에서 이대표가 23일 주례보고 때 대통령의 발언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과 관련,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대선자금 문제를 정쟁적 차원에서 이용하려 해서는 안된다. 당내 대선예비주자들도 지난 23일 주례보고 직후 반응은 지금과 같지 않았다』며 대선자금 문제로 자신을 공격하는 다른 주자들에 대해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북경〓박제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