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방문을 마치고 28일 귀국한 신한국당의 李會昌(이회창)대표는 곧바로 열린 당직자회의에서 환한 미소를 짓는 등 시종 여유를 보였다. 전날(27일) 밤 북경 기자회견 때 「분(憤)」을 삭이는 듯한 표정과는 완전히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대표의 하룻밤새 달라진 모습에 대해 측근들은 『달리 무슨 이유가 있겠느냐. 이대표가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대표 측근들은 30여년간 쌓아온 「대쪽」 이미지에 먹칠을 하면서까지 김대통령을 거들고 나설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이대표는 귀국 직전 김대통령의 의중을 다시 확인했다는 게 측근들의 주장이다. 한 측근은 『아무리 경선주자들이 공세를 펼쳐도 때가 되지 않는 한 이대표는 결코 사퇴하지 않는다』면서 『청와대측과의 조율도 벌써 끝났다』고 장담했다.
이처럼 이대표측은 김대통령을 굳게 믿는 분위기다. 이대표측은 『대통령과 대표가 만나는 자리의 분위기도 당안팎에서 추측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면서 『이대표는 김대통령의 배려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으며 따라서 대통령을 반드시 정치적 이해관계로 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