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의 청와대 경선주자 오찬회동 결과에 대해 李會昌(이회창)신한국당대표측은 실망하는 빛을 감추지 못했다.
高興吉(고흥길)특별보좌역 등은 『대통령이 당의 단합과 정국 안정을 강조한 것은 결국 이대표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하면서도 『당초 예상과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고 말했다.
이대표측은 28일 청와대 주례보고가 끝난 뒤 『내일 청와대에 경선주자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대표직 사퇴 문제에 쐐기를 박을 것』이라고 장담했었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오찬회동에서 대표직 사퇴 문제와 관련, 「그런 얘기하려고 여러분들 만난 것 아니다」며 사실상 언급을 피했다. 평소 주례보고 때마다 거론됐던 「이대표 중심의 단합」 얘기도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대표 진영에서는 28일 청와대 주례보고 결과를 너무 낙관적으로 해석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이대표의 한 측근은 『어제 주례보고 결과를 대표직에 대한 대통령의 분명한 입장표명과 대선자금 입장번복에 대한 이대표의 양해로 분석한 것이 착오였다』고 말했다.
결국 이대표의 입장에서 보면 대표직 사퇴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갔고 김대통령의 대선자금 입장 번복에 대해서도 해명이 없는 셈이다.
이런 상황 탓인지 이대표 진영 일각에서는 『대표직 사퇴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즉 대표 취임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사퇴 문제가 도마위에 오르고, 이 때문에 당과 정국이 시끄러운 만큼 계속 「밀려서 사퇴하지는 않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해서야 되겠느냐는 것.
이래저래 이대표가 곧 소집할 경선주자 모임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박제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