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의 경선주자 모임을 앞두고 신한국당내에는 짙은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이 모임은 李會昌(이회창)대표가 29일의 청와대 오찬회동 때의 약속대로 주최하는 것. 「반(反) 이대표」 진영은 이 모임에서 대표직 사퇴 문제를 「끝장내겠다」는 기세다. 물론 이대표 진영은 철벽방어 태세다. 李漢東(이한동) 朴燦鍾(박찬종)고문 金德龍(김덕룡)의원 등은 31일 회동에서 『공정한 경선을 위해 이대표의 사퇴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강력하게 촉구할 계획이다.
이들은 6월2일 당내 경선관리위원회가 구성되면 다른 주자들은 당헌상 선거운동기간이 개시되기까지 거의 한달 동안 발목이 묶이는데 반해 이대표만 당대표 자격으로 지구당대회 등에 참석, 연설을 하는 등 「프리미엄」을 누리게 된다며 펄펄 뛰고 있다. 「반 이대표」 진영 주자들은 청와대오찬 석상에서도 경선불공정 시비의 핵심이 바로 이 부분에 있음을 강력히 주장했다. 이대표는 그러나 『내가 떼밀려 물러날 수는 없는 일이 아니냐』고 완강하게 버티는 자세다. 이대표는 30일 당무회의에서도 『대통령이 당의 단합과 과열선거 자제를 당부했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이대표측은 『때가 되면 물러나지 말라고 해도 물러날 텐데 자꾸 재촉하면 할수록 사퇴하기 어렵게 된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대표의 대표직 사퇴는 이제 「언제냐」하는 「택일(擇日)」의 문제만 남겨놓았지만 아직은 유동적이다. 양측의 「힘겨루기」 결과에 따라 빨라질 수도 늦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최영훈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