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의 지구당, 특히 여당의 지구당 조직은 「돈 먹는 하마」나 마찬가지다.
위로는 위원장에서부터 아래로는 관리장에 이르기까지 여당 조직은 이른바 「기름」을 칠하지 않고는, 「실탄」을 지급하지 않고는 미동(微動)도 않는다는 게 여당 위원장들의 고백이다.
조직 구성 자체가 「실탄」을 효율적으로 지급, 선거자금이 밑바닥 유권자들에게까지 흘러가도록 하기 위한 목적에서 고안돼 있다.
부산지역 A지구당의 경우.
위원장 밑에 시의원급의 유지로 구성된 부위원장이 13명. 10개 동별로 당무협의회가 조직돼있고 협의회에는 협의회장 총무 청년회장 여성회장이 있으니까 협의회 간부만 해도 40명이다. 협의회장과 총무 밑에는 6개 투표구별 책임자인 지역장이 있고 그 밑에 다시 예전에 「반책(班責)」으로 불렸던 관리장―부관리장들이 있다.
협의회장은 지역 새마을금고 이사장인 K씨. 그러니까 여당의 「돈 선거」는 위원장→협의회장→지역장→관리장→유권자의 하향식으로 이뤄지는 셈이다.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지구당 사무국장과 협의회장의 지휘 아래 국회의원의 경우 「의정보고회」나 「당원단합대회」가 열린다. 예전의 「사랑방 좌담회」다. 돈은 여기서 뿌려지고 야당 선거운동원들이 기를 쓰고 적발하려는 대상도 바로 관리장이나 지역장의 집에서 은밀히 이뤄지는 사랑방 좌담회다.
A지구당엔 이밖에도 지구당 당직을 거친 고문이 13명, 지역 명망가로 이뤄진 자문위원이 16명, 지구당 상무위원이 30명, 홍보대책위원이 20명, 운영위원회 70명을 포함해 지구당 당직자만 1천5백명에 이른다. 돈이 안 들려야 안 들 수 없는 조직구성이다.
〈김창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