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차이나」 D-1]「脫北루트」 막히려나

  • 입력 1997년 6월 30일 07시 57분


홍콩은 지금까지 북한 탈북자들의 도피루트로도 한 몫을 해왔다. 탈북자들은 어떤 수단이든 일단 홍콩에 도착만 하면 홍콩정청의 협조아래 한국으로의 망명은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도 홍콩이 탈북자들의 도피로 역할을 계속 할 수 있을까. 결론은 현재로서는 부정적 시각이 더 많다. 지금까지 홍콩당국의 밀입국자 처리기준은 단순하고도 분명했다. 모든 밀입국자는 밀입국을 해온 지역으로 되돌려 보낸다는 것. 이런 방침의 유일한 예외가 바로 한국행을 희망하는 탈북자의 처리였다. 한국과 홍콩정청간의 협약에 의해 한국행을 희망하는 탈북자임이 분명한 경우 되돌려 보내거나 유엔고등판무관실에 넘기지 않고 바로 한국으로 보내왔던 것. 지금까지 탈북자들의 일시 대기장소이기도 했던 홍콩 상수(上水)밀입국자 수용소에는 현재 탈북자는 단 한명도 없다. 현재 한국은 홍콩측에 대해 앞으로도 탈북자는 인도적 견지에서 현재 방식대로 처리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에 대해 홍콩측의 실무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만약 비중있는 인물이 넘어와 이 사실이 언론에 부각됐을 경우 이는 홍콩특구의 소관을 벗어나 중국 외교부가 나서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더구나 중국은 올 가을 외국인의 불법탈출을 규제하는 내용의 법률을 포괄적으로 입법화할 방침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홍콩루트를 통해 온 탈북자는 과학자 정갑렬씨, 방송작가 장해성씨(96년 5월)와 허창걸씨 부녀(96년10월) 김경호씨 일가(96년 12월) 그리고 홍진희씨 일가(97년4월) 등 40여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정동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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