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내에서 정치쟁점이 되고 있는 「李壽成(이수성)가계 특성」이란 흑색선전물 유포사건의 핵심은 누가 이같은 비열한 음해문건을 유포했으며 그 배후는 누구인가에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은 이 음해문건 배포에 李會昌(이회창)후보의 강원도책으로 알려진 朴佑炳(박우병)의원의 비서관 李炳夏(이병하)씨가 관련돼 있다는 점이다.
비서관 이씨는 지난 5일 기자회견을 통해 『어떠한 문서도 내일신문측에 제공하거나 제공하려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6일 내일신문측은 『이씨가 두 차례에 걸쳐 문제의 문건과 같은 내용의 자료를 기사화해달라고 부탁해왔다』고 폭로했다.
내일신문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이 신문 정치팀 장모기자가 국회의원회관 내 박의원 방에 들어가자 이씨가 『이수성부친의 친일행각에 관한 자료가 있는데 기사를 쓰겠느냐』고 물어 장기자가 『그런 것은 나 혼자 결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뒤 지난달 28일 오전 9시경 이씨가 다시 장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자료를 하나 검토할 것이 있다. 함께 상의하자』고 말한 뒤 내일신문사를 찾아왔으며 장기자는 이씨를 신명식 편집국장에게 소개했다.
신국장은 이씨를 이 신문 사옥 4층 여성문화센터내 상담실로 데리고 갔고 여기서 이씨는 『이수성의 부친은 친일파다. 여기에 그 증거가 있다』면서 쇼핑백에 담아온 각종 자료를 내놓았다. 이때 이씨가 내놓은 자료중에는 최근 국회의원회관 등에 배포된 흑색선전물 「이수성가계특성」이 포함돼 있었다는 것.
신국장이 문제의 흑색선전문을 훑어보자 이씨는 『그 증거들이 여기에 있다』면서 문건에서 인용한 각종 참고문헌 수백페이지를 펼쳐보였다는 것.
이 자리에서 이씨는 내일신문이 기사를 쓰겠다면 자료를 다 주겠다고 했으나 신국장은 『나도 역사를 전공한 사람인데 친일파문제를 이런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야단을 치면서 기사화하는 것을 거절했다. 그러자 이씨는 『내일신문이 안쓴다면 다른신문에서 쓰게 돼있다』며 자료를 다시 쇼핑백에 담아 갔다는 것이다.
내일신문의 한 관계자는 『이씨가 「이수성가계특성」문건 외에 수백페이지에 달하는 참고문헌을 함께 갖고 다닌 것으로 볼 때 단지 문건을 입수한 것이 아니라 제작한 쪽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정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