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부터 시작된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 합동연설회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경선판세도 보다 분명하게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12일 제주 연설회까지 12개 지역 가운데 7개 지역을 끝낸 현재 「부동의 1위」는 李會昌(이회창)후보다.
2위 그룹의 선두주자는 李仁濟(이인제)후보다. 그리고 李漢東(이한동) 李壽成(이수성)후보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각축을 벌이는 양상이다. 朴燦鍾(박찬종) 金德龍(김덕룡)후보는 기대가 컸던 부산과 광주 전남에서 별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물론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 김덕룡후보측은 『전북과 서울 연설회를 거치면서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시한다. 또 박찬종후보측은 경남과 서울 연설회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이인제후보측은 『연설회 때마다 연설 전과 후의 지지율 상승이 5∼10%에 이르는 점을 주목해달라』고 말한다. 이한동 이수성후보측은 『양측의 연대가 성사될 경우 경선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호언한다.
반면 이회창후보측은 1백30여명에 이르는 자파 지구당위원장 수를 밑도는 대의원 지지율이 내심 걱정거리다. 따라서 이회창후보가 2차 결선투표 안정선인 40% 지지선을 넘어설는지, 다른 후보 가운데 누가 2위를 차지할는지가 경선의 최대 관심사다.
당 안팎에서는 전당대회 대의원의 30% 가량이 참석하는 오는 19일의 서울 연설회를 끝내봐야만 보다 확실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7개 지역 합동연설회를 치르는 동안 과열 혼탁상도 적지 않게 드러났다. 과도한 지지자 동원이나 연설회장내의 연호도 구설수에 올랐지만 특히 △이수성후보 가계(家系)와 관련한 괴문서 사건 △崔炯佑(최형우)고문 측근의 금품요구설 등은 전형적인 구태(舊態)로 질타의 대상이 됐다.
이 때문에 급기야 이수성 박찬종후보측에서 「전당대회 연기」 주장까지 펴고 있다.
하지만 당지도부와 이회창후보측은 『여당 사상 이렇게 깨끗한 경선은 없었다. 부족한 점을 보려면 한이 없다』고 말하는 등 불공정 시비에 대해서도 이후보측과 다른 후보측은 확연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박제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