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이 대통령후보 선출을 끝마침에 따라 여야의 정치개혁 협상이 본격화할 것 같다.
신한국당은 23일 통합선거법과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확정했으며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양당 정치개혁입법 공동위를 열어 단일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는 등 정지작업이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정치개혁 협상은 지난 1일 임시국회 소집으로 첫 발을 내디뎠지만 여야간 이견과 여당의 경선일정 등으로 그동안 제자리 걸음을 해왔다.
이번 임시국회도 이달 30일로 회기가 끝나기 때문에 여야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더라도 회기내 처리는 어려울 전망이다.
따라서 8월말경 임시국회를 단기간이라도 재소집, 관련 법안을 처리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여야 총무들은 이같은 일정조정에 거의 의견조율을 마친 상태다.
문제는 임시국회를 재소집하기 전까지 여야가 서둘러 정치개혁특위 구성에 합의, 법안내용에 합의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야당은 이번 회기가 끝나기 전에 3당3역회의를 다시 열어 여야 동수의 특위구성합의를 끌어내고 비회기 중에 특위를 가동한다는 방침아래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대여(對與) 공세를 한껏 강화했다.
국민회의의 李基文(이기문)의원이 『지난 30년간, 심지어 군사정권하에서도 여야정치게임의 규칙을 정하는 선거법은 여야동수로 구성된 특위에서 협상을 해왔다』며 여측을 몰아세웠다.
그러나 여당은 여전히 의석비례 특위구성이나 해당 상임위 처리를 고집하며 요지부동이다.
따라서 여야는 특위구성 문제로 또다시 한바탕 지루한 기세 싸움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정치개혁 법안 내용도 여야가 쉽사리 합의에 이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 지정기탁금 제도의 경우 야권은 사활을 걸고 「전면폐지」를, 신한국당은 「현행고수」로 맞서고 있다.
또 이른바 정치인의 떡값에 대해서는 국민회의가 정치자금법안에 관련조항 삽입을 주장하고 있으나 자민련이 야당 정치인의 희생만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며 반대, 야당 단일안 마련도 진통을 겪고 있다.
TV연설과 토론, 신문 방송광고 등의 경우 실시횟수 및 주관기관 등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으나 여야 모두 선거공영제 정착에 공감하고 있어 절충의 여지가 있다.
다만 신한국당의 李會昌(이회창)대표가 대통령후보 수락연설에서 밝혔듯이 고비용 정치구조혁파를 주창하고 있고 국민회의의 金大中(김대중) 자민련의 金鍾泌(김종필)총재도 연말 대선 선거운동방식의 개선을 절실히 바라고 있어 「8월중 타결」이 전혀 무망(無望)한 것만은 아니다.
〈이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