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30주년을 맞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이 어제 라오스와 미얀마가 새로 가입하면서 9개 회원국체제로 확대 출범했다. 이로써 ASEAN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 유럽연합(EU)에 이어 거대 지역경제블록으로 거듭나면서 세계경제질서와 아시아 역학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역내(域內)인구 4억5천여만명에 풍부한 자원과 값싼 노동력을 갖춘 ASEAN 단일경제권은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 두 신규 회원국과 함께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브루나이 등은 이미 역동적인 시장으로 등장했다. ASEAN은 서방과 중국 인도 등강대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에서 독자노선을 추구하며 경제적으로 세계의 중심이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ASEAN은 2006년까지 역내 국가간 관세율을 5% 이내로 낮춰 교역을 촉진하기로 하는 한편 1백50억달러 규모의 야심에찬 메콩강유역 개발사업을 추진중이다. 최근의 심각한 외환위기나 회원국간의 소득수준 차이 및 상이한 산업구조 등 극복해야 할 숙제도 많지만 역내 교역과 투자는 활발하다. ASEAN 국가들의 자본 기술집약적인 산업구조로의 변화와 분업구조 재편(再編)은 우리가 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ASEAN은 작년 우리나라 총수출의 15.5%, 해외투자의 15.8%를 점유한 주요시장이다. ASEAN 경제블록의 강화는 우리에게는 역내 국가의 경제발전에 따른 무역증대와 회원국간의 수출입의존도 상승에 의한 시장축소 등 상반된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지역에 대한 전자 자동차 건설분야의 현지진출 확대와 함께 韓(한)―ASEAN협력기금을 적극 활용하며 경제협력을 촉진시키는 등 통상외교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