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내각제수용 배경]野후보단일화 조기매듭「압박」

  • 입력 1997년 7월 26일 07시 59분


국민회의가 자민련이 그동안 후보단일화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해온 선(先)내각제 수용과 15대 국회말 내각제 개헌 등을 수용키로 함에 따라 야권 후보단일화협상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국민회의측이 두 가지 요구조건을 수용했다고 해서 후보단일화의 필요충분조건이 충족됐다거나 협상타결이 임박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걸림돌이 제거됨으로써 협상의 보폭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는 그동안 『국민회의가 내각제를 먼저 수용할 경우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내각제를 받을 수도 있다』며 먼저 내각제를 수용하는 것을 꺼려왔다. 그러나 신한국당이 대통령후보를 결정함으로써 여권이 내각제를 수용할 가능성이 없어졌다는 것이 김총재의 결단을 재촉했다고 볼 수 있다. 또 집권했을 경우 내각제 개헌시기를 16대 국회초에서 15대 국회말로 앞당긴 것도 단일화를 위해서는 자민련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총재는 지난 22일 후보단일화 추진위에 소속된 한 인사에게 『더이상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 줄 것은 빨리 주고 협상을 조기에 매듭지으라』고 주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도 『신한국당 후보가 결정된 만큼 내각제 수용을 선언, 자민련측에 성의를 보일 필요가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단일화 협상팀에서 알아서 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따라서 국민회의측이 두 가지 조건을 수용한 것은 협상타결시점을 앞당기려는 김총재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총재는 신한국당 대통령후보로 결정된 李會昌(이회창)대표가 대세몰이를 통해 대선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전 양당의 후보단일화가 이뤄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즉 조기 후보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제시해야만 대세를 관망중인 「잠재적 우군(友軍)」을 선점(先占)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2일 자민련과의 6인소위에 참석했던 국민회의의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이견이 거의 없었다』며 『문제는 협상을 타결하겠다는 자민련의 의지』라고 말했다. 이날 협상에서는 또 △내각제의 구체적 형태 △권력배분 문제 등에 대해서도 상당한 의견접근이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민회의가 전제조건을 수용했다고 해서 협상의 걸림돌이 완전히 제거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후보단일화는 어차피 김대중 金鍾泌(김종필)총재의 결단이 필요하고, 특히 자민련 김총재의 마음이 움직일 때만 가능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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