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씨, DJ-JP와 28일 잇단 회동

  • 입력 1997년 7월 27일 20시 38분


朴泰俊(박태준)전포철회장이 28일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와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를 잇달아 방문한다. 형식적으로는 포항북 보궐선거를 지원해준 데 대한 감사의 뜻을 전달하는 의례적인 방문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대선정국을 앞둔 시점에서 박전회장의 야당총재 방문은 여러모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두 김총재는 35년만에 영남후보가 없는 대선구도에서 박전회장의 지지를 얻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날 두 김총재는 박전회장에 대한 극진한 대접과 함께 박전회장에게 상당한 「고민거리」를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자민련 김종필총재는 내각제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구여권세력과 여권내 일부세력 등을 포함하는 연대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DJP연대」와 함께 여권의 李漢東(이한동) 李壽成(이수성)고문과도 보수대연합을 꾀하고 있는 김총재로서는 박전회장의 합류야말로 천군만마의 원군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박전회장에게 당권을 주고서라도 적극적으로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대구 출신의 한 중진의원은 『김총재가 입당만 한다면 총재직을 박전회장에게 넘겨줄 수 있다는 의사를 이미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회의 김대중총재의 생각도 자민련쪽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김총재는 박전회장과 만나 야당의 정권교체를 위해 TK에서 떠맡게 될 박전회장의 역할이 적지않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DJT연합」의 한 축을 맡아주길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김총재는 자민련과의 단일화협상에 박전회장이 「독립변수」로서 JP쪽에 상당한 「압력」을 행사해 줄 것을 당부할 가능성도 높다. 박전회장과 JP와의 관계가 그다지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게 국민회의측의 관측이다. 그러나 이런 두 김총재의 기대와는 달리 박전회장의 향후 정치적 행보는 매우 신중하면서 느릴 것으로 보인다. 박전회장은 29일 국회에서 당선자선서를 마친 뒤 곧바로 귀향, 포항에서 상당기간 머물 계획이다. 당분간 중앙정치와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겠다는 생각에서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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