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위원측은 당의 공식 선거대책위원회가 발족되는 9월말까지를 「정지기(整地期)」로 잡는다. 이 기간 중에 경선후유증을 말끔히 해소하고 당내의 에너지를 한 데 모아 총력 발진할 태세를 갖추겠다는 뜻이다.
이대표측은 이 시기에 역점을 둘 일로 우선 「친위체제 구축」을 꼽는다. 친위체제는 이번주 발족할 20여명 규모의 특보단과 별도의 보좌진으로 첫선을 보인다. 이대표의 한 핵심측근은 『대규모 특보단과 보좌진에는 기존의 대표특보와 경선대책위 특보, 다른 진영에서 일한 인재들이 적절히 안배될 것』이라고 전한다.
이달 하순 발족될 대선기획단도 친위체제의 성격을 띠게 된다. 대선기획단은 朴鍾雄(박종웅)기조위원장 등 당 기획조정국 멤버를 주축으로 하되 사조직중 일부 브레인들도 흡수될 전망이다.
당 내부적으로는 경선 후유증 해소가 급선무다. 이대표측이 꼽는 「요주의 인물」은 李漢東(이한동) 李壽成(이수성) 朴燦鍾(박찬종)고문. 특히 이한동 이수성후보는 야당 총재와 만나는 등 당의 울타리를 벗어나는 행보까지 하고 있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방미중인 이수성고문은 27일 『호남출신 대통령이 탄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는 등 「돌출 발언」도 서슴지 않아 이대표측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대표측은 28일 TV토론이 끝나는 대로 이들과 접촉, 협조를 구할 방침이다.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의 관계 정립도 중요한 문제다. 이대표는 28일 청남대에서 휴가중인 김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당직개편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또 김대통령의 휴가가 끝나는 대로 개각 문제도 조율할 생각이다.
경선기간중 떨어진 국민 지지율을 다시 올리는 것도 시급한 일이다. 李仁濟(이인제)경기지사에게 뒤지는 2위의 지지율로는 본선에서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대표가 요 며칠사이 다른 일은 대부분 제쳐두고 TV토론준비에만 매달린 것도 이 때문이다.
이같은 「정지기」를 거쳐 선대위 발족과 대규모 당직개편을 마무리짓고 본격적인 「친정(親政)체제」를 구축한다는 게 이대표측 청사진이다.
〈박제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