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 때 관망자세를 취했던 위원장들의 「때늦은 줄서기」가 한창이다. 이른바 관망파들은 경선 당일까지 특정후보에 대한 공식지지 선언을 하지 않은 10여명을 뜻한다.
더러는 특정후보와의 인연과 李會昌(이회창)후보 사이에서 갈등했고, 더러는 여권핵심부의 「밀지(密旨)」를 기다리다 실기(失機)한 경우다. 그러나 경선결과 이후보로 낙착되자 『실제로 이후보를 지지하고 있었으나 기자들이 몰랐을 뿐』이라며 나서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경남지역의 한 의원은 28일 『내가 학연(서울대)으로 보나 뭘로 보나 이선배(이대표)를 지지하지 않을 수 있었겠느냐. 그러나 이선배 주변에 워낙 보수세력이 많아 접근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부산지역의 한 관망파의원은 이날 저녁 이대표의 TV토론을 수행했다. 그는 『나는 처음부터 이대표쪽이었다. 그러나 대의원들에게 자유의사에 따라 투표하라고 했기 때문에 말할 수 없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정발협의 핵심이었던 한 중진의원은 『나는 막판에 10여명을 이대표쪽에 몰아줬다』고 공치사를 했다.
姜三載(강삼재)의원은 경선 막판까지 이대표쪽에서 공을 들였으나 『내가 합류하면 「김심(金心)」이 쏠린 것으로 본다』며 끝내 공개 합류하지 않았다. 그는 경선 전에도 사석에서 『대세는 이회창쪽』이라는 말은 해왔다.
李世基(이세기)의원은 이대표체제에의 합류를 유보하고 있다. 이의원은 『이대표 체제가 굳어질수록 논공행상에 불만을 품고 뛰쳐 나오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며 『그런 사람들을 한 텐트 안에 모아 당의 화합을 위해 애쓰겠다』고 말한다. 궁극적으로 이대표를 돕겠다는 얘기임은 물론이다.
〈박제균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