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현재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金正日(김정일)의 군부 장악력이 확고하고 외국의 식량원조 등으로 최악의 상황은 지난 것으로 보여 급격한 정권의 붕괴는 없을 것 같습니다』
국제교류재단 초청으로 지난 26일 방한, 국내 정세를 둘러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로버트 오닐 이사장(61)은 『그동안 북한이 식량을 얻기 위해 현재의 위기상황을 과장한 측면이 있다』며 북한체제의 조기 붕괴 가능성을 일축했다.
IISS는 각 지역의 군사 및 안보문제에 관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영국 소재 연구기관으로 전세계 80여개국의 3천여명이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아시아 정세 전문가인 오닐 박사는 최근 한반도 상황과 관련, 『북한의 현위기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체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이러한 내부적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남침 등 극단적 행동을 택할 가능성은 없어 보이며 오히려 북한 집권층의 권력투쟁의 와중에 내전이 발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오닐 박사는 오는 8월5일 열리는 4자회담의 성공여부가 한반도 평화정착의 중요한 관건이라고 지적하고 북한의 지속적 회담 참여 의지와 한반도 문제의 전향적 해결을 위한 중국의 적극적 자세 등 두 요인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오닐 박사는 또 『독일 통일 당시의 동독과 현재의 북한은 너무 차이가 크기 때문에 독일 통일방식을 한반도에 적용하기는 어렵다』며 한반도 통일은 미국과 중국의 합의하에 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주 출신인 오닐 박사는 IISS 소장을 거친 뒤 현재 이사장 겸 옥스퍼드대 올 소울스 칼리지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정성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