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권은 3일 李會昌(이회창)신한국당대표의 두 아들 병역문제 해명에 대해 한마디로 「성의부족」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병역면제에 대한 적극적인 진실고백과 사죄보다는 사실은폐에 급급했다는 게 야권의 시각이다.
국민회의 이종찬 부총재는 『이대표가 사안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것 같다. 기왕에 해명할 바에는 국민에게 확실하게 고개숙이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국민회의 鄭東泳(정동영)대변인은 이날 이대표의 해명을 「도덕불감증」으로, 자민련 李圭陽(이규양)부대변인은 「얄팍한 술수와 잔꾀」라고 규정했다.
이대표에 대한 야권의 요구는 『아들들의 고의 감량사실을 인정하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또 병역면제에 아무런 하자가 없다면 무조건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강변하지 말고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라는 게 야권의 주장이다. 즉 두 아들이 왜 신체검사를 받은 시점에만 한계체중에 미달했는 지에 대해 전후의 체중기록 등을 제시하며 국민을 납득시켜 보라는 것이다.
야권은 또 면제의 고의성 여부와는 별개로 이대표가 과연 두 아들을 군대에 보낼 의지가 있었는지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전제에서 야권은 사실규명보다는 이대표의 「도덕성과 국가관의 결여」를 기정사실화하겠다는 태세다.
국민회의가 이날 『영국의 엘리자베스여왕은 가장 사랑하는 앤드루 왕자를 포클랜드전쟁에 참전시켰고 미국의 존슨대통령은 사위 세명 모두를 월남전에 참전케 했다』는 등 각국 지도자들의 사례를 밝힌 것도 이같은 공세전략의 일환이다.
양당은 앞으로도 집요하게 이 문제를 물고늘어지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국민회의는 진실규명과 재사과에, 자민련은 이대표의 대통령후보직 사퇴에 비중을 두는 분위기다.
〈최영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