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위원은 일요일인 3일 기자간담회를 자청, 두 아들 병역문제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해명했다.
이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미리 마련한 「대국민 발표문」을 먼저 읽고 이어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늘의 해명에도 야당이 공세를 계속한다면….
『야당의 공세에 구구하게 변명하거나 사실관계에 대한 해명을 그때마다 하지 않겠다. 현재까지 나온 것만으로도 국민이 납득할 것으로 믿는다』
―두 아들이 군에 들어가기 전에 그 정도 몸무게면 면제될 것이라는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나.
『면제를 받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못했다. 작은 애의 경우 처음에 특수층 자제라고 해서 5급에서 4급으로 상향조정됐다. 작은 애 일 때문에 체중이 모자란다고 해서 큰 애가 면제될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 더구나 큰 애는 춘천의 전방부대에 입소했고 아픈 데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여권 내에서조차 두 아들 병역면제가 연말까지도 문제가 돼 득표전략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는데….
『야당에서는 선거전략에 활용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런 문제로 정국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이대표는 발표문안을 읽는 동안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사과하는 모습이었으나 자신과 아들의 「결백」을 주장하는 일문일답에서는 특유의 「강기(剛氣)」가 되살아 나는 듯했다.
이대표는 특히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인데 이대표가 집권하면 군에 영(令)이 서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일순 당혹스런 표정을 지었으나 곧 『부정한 것이 개입됐다면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부정이나 의혹이 없으므로 군 통수권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대표측은 야당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쟁점과 해명」이라는 보도자료도 마련했으나 이날 이대표는 발표문안만 읽고 「쟁점과 해명」은 읽지 않았다. 아들의 병역문제에 대해 「너무 당당하다」는 언론의 지적과 측근들의 건의를 수용한 때문.
이대표는 간담회에서 『아들의 병역관계서류가 작성과정에서 착오가 많았다』고 시인, 지난 1일 신한국당 연찬회에서 『국가가 작성한 서류도 못믿는다』고 야당을 공박한 것과 다소 모순되는 입장을 피력.
○…이대표는 이어 인근식당에서 기자들과 가진 오찬에서 『趙淳(조순)시장이 나온다면 강원도에서 지역바람을 일으킬지도 모른다』고 말해 조시장의 출마설에 따른 득실계산을 마쳤음을 시사했다.
〈박제균·김정훈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