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개각의 윤곽은 오는 7일로 예정된 李會昌(이회창)신한국당대표의 청와대 주례보고 후에나 드러날 것으로 보이나 이르면 주례보고 직후 개각이 단행될 것이라는 게 여권내 지배적 관측이다.
현재 초점은 高建(고건)국무총리의 경질 및 개각연기 여부다. 이대표 체제 출범 후 청와대와 신한국당 주변에서는 고총리 경질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이대표 주변에서 고총리가 당정협조에 미온적이었으며 이대표 두 아들의 병역면제 문제에 대한 애매한 국회답변으로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불만이 터져나온지 이미 오래다. 더 나아가 고총리의 「정치적 야심」에 대한 풍설이 잇따르고 있다.
고총리가 경질될 경우 金相廈(김상하)대한상의의장 기용설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총리 경질 때에는 국회 인준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개각시기는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개각시기와 관련, 당내 일각에서 선거관리내각의 중립성보장 측면에서 총재직 이양과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으나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정리가 끝났다는 게 당 관계자의 얘기다. 이대표도 3일 『꼭 그렇지 않더라도 상징적 의미는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이번 개각엔 내무 법무 공보 등 선거관련부처 장관들과 당적보유 장관 등 10여개 부처 장관이 경질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의원겸직 장관인 姜慶植(강경식)경제부총리는 당면한 경제현안이 많고 임기말 경제정책의 일관성 유지 측면에서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 權五琦(권오기)부총리 등 외교안보팀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관리 주무부서인 내무장관에는 중립적 성향의 고등법원장출신 법조인기용설이 나돌고 있고 법무장관에는 姜原一(강원일)국민고충처리위원장 文鐘洙(문종수)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金起秀(김기수)검찰총장 등이, 공보처장관엔 尹汝雋(윤여준)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이 거론되고 있다.
당적보유 장관으로는 姜賢旭(강현욱)환경 孫鶴圭(손학규)보건복지 辛相佑(신상우)해양수산 金漢圭(김한규)총무 辛卿植(신경식)정무1 金胤德(김윤덕)정무2장관 등이며 내부승진 케이스가 많을 것으로 점쳐진다. 정치권인사로는 姜仁燮(강인섭)전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등의 입각설이 무성하다.
한편 당분간 신한국당의 주요당직 개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대표도 3일 당직개편시기를 묻자 『무슨 당직개편이냐』며 조기 당직개편설을 부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대표 중심의 일사불란한 당체제 정비를 위해 당직개편은 총재직 이양과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가 당내에 우세한 편이다.
따라서 8월말이나 9월초로 총재직 이양 시기가 앞당겨지면 당직개편 시기도 빨라질 것이다. 현재 당내에는 당직개편의 초점인 선대본부장, 즉 사무총장 자리를 놓고 각 계파간의 물밑신경전이 치열하다. 朴寬用(박관용)총장이 유임을 희망하고 있는 가운데 金潤煥(김윤환)고문계의 金泰鎬(김태호) 柳興洙(유흥수)의원과 李漢東(이한동)고문계의 玄敬大(현경대)의원에다 탕평책 차원에서 민주계인 金德龍(김덕룡) 姜三載(강삼재)의원까지 물망에 오르고 있다.
〈임채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