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후보 軍통수권 자격시비]與,「병역문제 물타기」고육책

  • 입력 1997년 8월 4일 22시 26분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 두 아들의 병역면제파문이 급기야 여야 대통령후보의 군통수권 자격시비로 비화하고 있다. 신한국당은 4일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의 군전력을 문제삼고 『야당이 이대표 아들에 대해 따지고 있지만 야당의 두 김총재가 과연 군을 지휘하고 명령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양김총재를 향해 직격탄을 가했다. 이대표가 지난 3일 「대국민 설득」에 나설 때만 해도 신한국당은 병역정국의 조기진화로 고심했으나 하루만에 입장을 바꿔 「대야 맞공세」로 전환한 셈이다. 이같은 입장선회는 어차피 야당의 「이대표 흠집내기」가 집요하게 계속되는 상황에서 병역정국의 파고(波高)를 상처없이 조용히 헤쳐나가기란 불가능하다는 정세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야당의 병역면제의혹공세가 결국 대선 전초전의 일환으로 이대표의 도덕성문제로 귀결되는 마당에 신한국당으로서도 수세적 입장에서 벗어나 야당의 대통령후보들을 직접 겨냥해 공격, 병역문제를 희석시킬 필요성을 느낀 것 같다. 더욱이 신한국당이 『야당이 계속해서 이전투구로 정치판을 몰고 간다면 우리도 이런 문제에 대해 더 이상 간과하지 않겠다』고 밝힌 대목에서는 심상치 않은 전의(戰意)마저 감지된다. 이에 대해 야당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라는 반응이다.국민회의측은 신한국당이 『김총재의 소속부대가 불분명하다』며 제기한 병역의무미필주장에 대해 『김총재는 애당초 병역의무가 없었다. 관련법령이라도 제대로 알고 말하라』며 일축하는 태도다. 국민회의에 따르면 지난 49년에 제정된 병역법은 징집대상이 1930년생 이후로 1925년생인 김총재는 국민개병제 적용대상이 아니었으며 그런데도 김총재가 자원입대했다는 것. 자민련 沈良燮(심양섭)부대변인은 『김총재는 4.19 후 부패하고 무능한 군지휘부의 퇴진을 요구하던 정군운동의 기수이며 朴正熙(박정희)대통령과 함께 5.16을 일으켜 이 나라 근대화의 전환점을 이룩한 분』이라며 군사쿠데타 전력시비를 일축했다. 그는 이어 『5.16덕분에 이 나라가 이 정도로 발전했다. 개발시대에 삽질 한 번 하지 않고 산에나 오르내리던 신한국당 무리들이 「개혁」이니 「민주화」니 하고 떠들 수 있는 세상이 됐음을 고마워할 줄 알아야 한다』며 독설마저 퍼부었다. 대통령후보 자격문제로까지 확산된 여야의 병역논쟁은 좀처럼 출구를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원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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