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 4者는 5일(현지시간)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정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4자회담 예비회담을 시작하고 본회담 개최에 따른 제반 세부사항 등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그러나 북한은 4자 예비회담 첫날 회의에서 △美-北간 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군 철수문제를 본회담 의제로 삼을 것을 정식 제의함으로써 4자 예비회담이 상당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측 수석대표인 金桂冠 외교부 부부장은 이날 뉴욕시내 컬럼비아大 국제공공문제대학원 회의실에서 개막된 예비회담 기조발언을 통해 『현행 한반도 정전협정을 대체하기 위한 평화협정은 미국과 북한간에 체결돼야 하며 주한미군 문제도 4자회담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金수석대표는 『한반도에는 아직도 전쟁의 위협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4자회담은 상호 내정불간섭, 주권존중, 평등의 원칙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면서 『이런 점에서 美-北 관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반도에서 통일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미국이 주한미군을 주둔시키는 등 외세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향후 4자회담 진행과정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남북한간의 신뢰조성이나 경제협력 문제는 우선 남북한간에 논의되기를 희망한다』면서 남북한간 신뢰구축 문제를 별도로 논의할 것을 제의했다.
이어 중국측 수석대표인 陳 健 외교부 부장조리는 기조발언에서 『4자회담은 한반도에서 역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고 전제하고 『냉전시대 종식 이후에도 한반도에는 대결구도가 남아 있기 때문에 중국은 앞으로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체제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법률적, 제도적 보장이 필요하다』며 현행 정전협정의 대체 필요성을 강조하고 『중국은 △남북간 화해 △미-북 관계개선 △한반도 평화체제 실현 및 통일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또 美측 수석대표인 찰스 카트만 국무부 부차관보는 마지막 기조발언에서 『4개국이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해 지난 44년간 지속돼온 정전체제를 항구적인 평화체제로 바꾸는 대화를 시작한 것은 큰 정치적 용단』이라면서 『미국은 4자회담의 성공을 위해 모든 과정에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4자 대표단은 기조발언을 들은 후 본회담 절차문제를 논의, 본회담 개최를 위해서는 쉬운 문제부터 해결해 나가자는 원칙 아래 우선 회담 시기와 대표단 수준 문제를 가장 먼저 논의키로 했다.
4자는 이같은 원칙에 따라 본회담의 ▲장소 ▲회담운영 절차문제를 논의한 뒤 난항이 예상되는 의제 등 기타 문제를 나중에 논의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절차 등 모든 문제 합의되지 않으면 기존의 잠정합의도 무효로 하는 일괄타결방식으로 본회담 개최합의를 이끌어내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국대표단의 한 관계자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