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가 두 아들의 병역면제시비로 깊은 수렁에 빠져 있는 가운데 당 총재인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김대통령은 당내 경선과정에서 「반(反)이회창」진영의 선봉에 섰던 徐淸源(서청원)의원을 청와대로 불러 만난데 이어 13일에는 독자출마설이 나돌고 있는 李仁濟(이인제)경기지사를 만났다. 김대통령은 당연히 이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대표 체제에 적극 협조하라는 당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대표를 지원하려는 이같은 김심(金心)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김대통령을 직접 면담한 서의원과 이지사에게서 김심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서의원의 경우 김대통령을 만난 다음날인 지난 7일 『현재로서는 당장 이대표를 돕기가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그 이유 역시 단순히 경선과정에서 뒤틀린 심사 때문이 아니다. 서의원은 『최근 들어 이대표의 지지도가 무려 20%가량 하락했는데 8월말까지 이대표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참 어렵다』고 말했다.
이지사 역시 김대통령을 만난 다음날인 14일 자신의 독자출마여부와 관련해 『김대통령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며 모든 정치적 선택은 자신의 운명을 걸고 자기 스스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기에 따라서는 「총재의 명이라도 따르지 않겠다」는 뉘앙스를 강하게 담고 있는 말이다.
이처럼 당 총재의 「영(令)」이 제대로 서지 않고 있는데 대해 당안팎에서는 『시간이 흐를수록 김대통령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하고 있다.
〈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