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 망명을 시도한 장승길 이집트주재 북한대사와 부인 최해옥씨, 형인 장승호 파리주재 북한대표 부경제참사관등 3명은 김정일의 신임을 받아온 북한의 핵심엘리트계층 출신이다.
김일성종합대에서 아랍어를 전공한 장승길대사는 48년2월1일생으로 지난 76년 외교부에 들어간 뒤 부국장(82년)과 중동담당 5국장(88년)및 부부장(92년 9월)을 거쳐 94년7월 이집트 주재 대사로 임명된 중동전문가.
그는 한때 모로코에서 1년간 아랍어 연수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워낙 단시일 내에 급부상한 인물이어서 자세한 경력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그가 40대 중반이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북한 비동맹 외교의 주요 거점인 이집트주재대사로 파격적으로 부임한 것은 김정일의 신임을 받고 있는 부인 최씨의 영향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대사의 부인 최씨는 만수대예술단 창단 멤버로 70년대 북한의 혁명가극 「꽃파는 처녀」에서 주역인 「꽃분이」 역을 맡은 바 있는 배우 출신. 그녀가 예술에 관심이 많은 김정일의 눈에 띈 것도 이 때로 알려져 있다. 89년 「인민배우」칭호 및 국기훈장 1급을 수훈받았다.
북한 귀순자들은 최씨가 외교관으로 유망한 길을 걷던 장대사와 결혼한 것은 김정일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녀는 김정일의 처 김영숙, 여동생 김경희 등과 친밀한 사이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까지 최씨는 큰 명절 때마다 김정일로부터 선물을 하사받을 만큼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승호 참사관은 지난 80년대 초부터 오스트리아 주재 북한대사관 등에서 10년 이상 북한의 「외화벌이」 일꾼으로 활동해 왔다.
그와 접촉한 적이 있는 외교관들은 1백70㎝ 정도의 키에 퉁퉁한 몸집이었던 그가 대단히 활동적이었으며 북한 공관 내에서도 발언권이 상당히 큰 인물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난 93년 파리로 근무지를 옮긴 뒤 최근에는 사업실적이 시원치 않아 북한당국으로부터 문책을 우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