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는 「우리는 준비되어 있습니다」는 회견 제목이 보여주듯 자신이 갖고 있는 경제 및 통일 안보분야의 경륜을 부각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김총재는 또 기아사태와 관련, 3개 현안의 분리해결을 주장하고 한국은행의 특별융자를 요구하는 등 대안을 제시하는 수권정당의 이미지를 부각하는데도 주력했다.
○…기자회견의 사회를 맡은 鄭東泳(정동영)대변인은 김총재와의 질의응답에 앞서 『오늘은 가급적 경제, 안보 등 회견문 내용에 맞춰 질문을 해달라』고 주문.
그러나 후보단일화문제 등 정치현안에 관한 질문이 쏟아지자 정대변인은 『경제지 기자들도 궁금한 대목이 많을텐데 질문을 해달라』고 유도하는 등 질문의 흐름을 경제쪽으로 돌리기 위해 애썼다.
○…김총재는 당초 회견문에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의 단독회동 제의를 넣으려고 했으나 측근들의 강력한 만류로 삭제했다는 후문.
측근들은 『기자회견 때마다 영수회담을 제의하면 국민이 식상해하는데다 현재 청와대 분위기로 볼 때 수락할 것 같지도 않다』고 설득했다는 것. 또 『영수회담을 제의하면 언론보도가 「영수회담 제의」쪽으로 흘러가 경제기자회견의 의미를 퇴색시킬 우려도 있다』고 지적하자 김총재도 결국 마음을 바꿨다는 것.
회견문 낭독을 마친 김총재는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다음은 그 내용.
―기아자동차 인수와 관련한 삼성의 보고서 파문에 대한 견해는….
『공식적 발표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당사자도 부인하고 있어 정치적 입장은 밝히지 않겠다. 다만 기아를 제삼자에 인수시켜서는 안되고 자동차 전업회사로 살려야 한다』
―당내에 「李會昌(이회창)파일」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우리 당에는 없다. 여당이 우방국가(한국전 당시 미군함정에서의 총살논란을 지칭)까지 끌어들이는 몰상식한 일을 해 우리도 할 수 없이 한 것이다』
―여당후보의 교체 가능성은….
『여당후보 신상문제를 잘 알지 못하고 감히 개입해서 말한다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趙淳(조순)서울시장 출마와 관련한 야권후보 단일화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조시장에 대해선 논평할 준비가 안돼 있다. 우리당이 지원해서 시장에 당선된 조시장이 중간에 떠나게 돼 시민들에게 송구스러울 따름이다』
―대선구도가 다자간 대결구도로 갈 조짐인데….
『다자간 출마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고 그것이 미칠 득실도 검토중이다. 그러나 아직 결론이 난 것도 아니고 대외적으로 말할 사안도 아니다』
〈윤영찬·김재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