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김윤환(金潤煥)고문이 20여일간의 「해외표류」를 끝내고 7일 일본에서 귀국했다.
병역파문으로 이회창(李會昌)대표의 지지도가 급락하던 지난달 14일 훌쩍 미국으로 떠났던 그의 귀국 첫 일성(一聲)은 「이대표 중심의 단결」이었다. 그러나 그의 속내는 여전히 복잡한 듯했다.
미국과 일본에 머무르는 동안 그를 만났던 측근의원들은 한결같이 『김고문이 뭔가 큰 구상을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물론 이대표를 돕겠다는 전제는 분명하다.
그는 지난 5일 도쿄 주재 한국특파원들과 만나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후보교체론에 쐐기를 박고 이대표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이회창후보 만들기」에 크게 기여했으면서도 경선 이후 이대표의 측근들로부터 「2선후퇴론」을 들어야 했던 감정상의 문제는 정리됐다는 뜻이다.
당 주도권 장악이 확실시되는 상황 조성도 이같은 감정정리의 배경이 된 것 같다. 전직대통령 석방건의 파문 직후 강재섭(姜在涉) 윤원중(尹源重)의원 등 그와 가까운 인사들이 대표 정치특보와 대표 비서실장에 기용되는 등 전면에 부상했다.
그리고 이르면 이달말경 총재직 이양이 이뤄질 경우 그가 대표직을 맡는 것도 거의 확실시된다.
그의 「큰 구상」을 회복된 당 주도권을 바탕으로 평소 지론인 「연합의 정치」를 펼쳐보이겠다는 것으로 보는 게 당안팎의 시각이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이대표의 지지율이 추석후에도 반등(反騰)기미를 보이지 않을 경우 김고문이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특파원 간담회에서 그는 『당이 단결해서 노력해봐도 안될 경우 이런 저런 말들이 나올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