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열리는 신한국당의 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에 정가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회의에서 신한국당의 향후 진로를 가늠할 갖가지 논란이 벌어질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이회창(李會昌)대표를 중심으로 한 주류측과 비주류측은 회의를 하루 앞둔 7일 각자 막바지 대책을 가다듬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들어 기력을 회복하는 듯한 이대표 등 당지도부는 『이번 회의는 당 결속을 확인하고 다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자신만만하다.
우선 지도부는 지지율 하락이라는 이유만으로 경선을 통해 뽑힌 대선후보를 바꿔야 한다는 「후보교체론」은 명분이 약하기 때문에 적극 제기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이날 회의를 계기로 후보교체론이 사실상 마무리될 것으로 지도부는 기대한다.
또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확고한 지지의사 표명, 전직대통령의 사면건의 파문 이후 가동된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강재섭(姜在涉)특보」 라인의 적극적인 내부 전열 추스르기 작업, 김윤환(金潤煥)고문의 지원다짐과 이한동(李漢東)고문의 백의종군론, 김덕룡(金德龍) 최병렬(崔秉烈)의원의 지원천명, 강원 전북 제주도 지방의원들의 경선결과 승복촉구 호소문채택 등 고무적인 움직임이 비주류측의 반발을 제압할 수 있으리라는 게 지도부의 생각이다.
또 비주류측에 반격의 빌미를 줄 수 있는 「과잉충성발언」이나 「결의문채택」 「발언가로막기」 등 무리수나 자충수는 일절 삼간다는 게 주류측 대응전략이다.
이에 맞서 비주류측은 이수성(李壽成)고문 지지 의원 13명의 6일 회동에 이어 7일 오후에는 비주류중심의 「시월회」 초선의원 20여명의 모임을 갖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몇차례 회동을 가진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 지지 위원장들도 회의 당일인 8일 아침 이지사의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모임을 갖고 최종 대책을 숙의할 예정이다.
비주류측은 잇단 모임에서 직접 후보교체론을 제기하지는 않고 이대표의 취약한 경쟁력을 부각시키는 쪽으로 전략의 가닥을 잡았다. 즉 성급히 후보교체론을 거론하기보다는 이대표의 경쟁력에 대한 우려를 제기함으로써 장기적으로 후보교체론의 명분을 쌓는 것이 유리하다는 내부 판단을 내린 듯하다.
이같은 양측의 움직임과 회의 직후로 예정된 청와대 만찬 등의 일정을 감안할 때 연석회의는 얼마간의 공방을 벌이는 정도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러나 양측이 서로 말꼬리를 잡고 감정싸움으로 치달을 경우 어떤 상황이 초래될는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정연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