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李仁濟)전경기지사 진영의 신한국당 원외위원장 등 15명의 동반탈당 결의는 예고된 수순이었다. 이 때문인지 이들의 「집단행동」에 대한 신한국당 지도부의 반응도 표면적으론 무덤덤했다.
그러나 신한국당의 내부 사정은 여전히 가변적이다. 이회창(李會昌)대표의 지지율 반등과 2위 탈환여부에 따라 당 분열의 전주곡일 수도 있고 정반대로 「찻잔속의 태풍」에 그칠 수도 있다는 게 이들의 집단행동을 보는 당안팎의 시각이다.
이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기는 이대표가 오는 30일 전당대회에서 총재직을 이양받은 뒤인 10월초가 될 것이다. 이때 민심의 향배가 신한국당 진로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데 거의 이견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전망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이전지사측 원외위원장들은 『머지않아 신한국당 전직 간부들의 추가탈당이 있을 것이며 10월초가 되면 현역의원들의 추가탈당도 확신한다』며 「탈당 도미노」 현상을 장담한다.
안양로(安亮老)부대변인은 『여권의 총공세속에서도 추석 후 이전지사의 지지율이 소폭으로 하락한 것에 불과했다. 이대표의 지지도가 조금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이 최고치라는 분석이 나왔다』며 변화추구세력과 수구세력간의 차별화에 주력할 뜻을 밝혔다. 이전지사는 18일 김원기(金元基)국민통합추진회의대표를 만난 데 이어 19일에는 이수성(李壽成)신한국당고문을 만나 신당의 지도자를 맡아달라고 간청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신한국당 지도부는 『이전지사를 지지했던 많은 유권자가 부동층으로 돌아섰다』며 『이전지사의 지지세 감소는 현저하게 나타날 것이며 우리가 부동표를 흡수하겠다』며 현역의원들의 연쇄탈당 가능성을 일축한다.
이대표측은 원외위원장들의 탈당은 적극 저지하지 않았지만 현역의원에 대해서는 「단속」의 고삐를 더욱 죌 계획이다. 또 여권은 이미 현역의원들을 주저앉히기 위해 갖가지 노력을 벌여왔다.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경선에 불복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한 이인제와 그 추종자들은 지난 92년 이종찬(李鍾찬)과 그의 지지자들이 겪었던 말로를 답습하고 말 것』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수성고문도 이전지사에 대해 과거보다는 정서적 거부감이 상당히 수그러졌지만 이전지사에게 협력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다만 이고문은 다음달초 당 지도체제 개편 때 5,6공 세력이 전면에 부상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새 지도부의 진용에 따라 이고문이 어떤 결단을 내릴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