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총재,『TJ가 온다』 싱글벙글…지지발언에 축제무드

  • 입력 1997년 9월 30일 20시 06분


최근 국민회의 관계자들은 무소속 박태준(朴泰俊·TJ)의원의 「DJ지지 발언」으로 크게 고무돼 있다. 「순풍에 돛 단듯」 하려는 일마다 잘 풀리고 있어 오히려 불안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박지원(朴智元)총재특보는 29일 『제삼자적 입장에서 수평적 정권교체를 돕겠다』는 박의원측의 말을 전하면서 흐뭇해 했다. 박의원이 단순히 「DJP후보단일화 협상을 지지한다」는 차원을 넘어 사실상 「DJ 지지선언」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당내의 분석이다. 국민회의측은 대선전략상 DJP연합의 성사 못지 않게 박의원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도 공을 들여온 것이 사실이다. 자민련과의 연합으로 대구 경북(TK)세력 일각의 지지를 끌어낼 수는 있지만 이것만으로 「영남표의 향배」를 좌우하기는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래서 DJ JP TJ의 삼각연대를 의미하는 「DJT연합」의 성사를 위해 꾸준히 물밑작업을 해왔다. DJT연합이 이뤄지면 지역별로 영호남은 물론 충청권까지 끌어안을 수 있다. 또 민주세력과 근대화세력을 하나로 묶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연말 대선에서도 「경제난국 타개〓TJ, 색깔논쟁 차단〓JP」라는 정치적 상징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게 국민회의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특히 그동안 박의원과 접촉해온 김민석(金民錫)의원 등은 『박의원이 (자민련내 TK의원들과는 달리) 조건을 달거나 지분을 요구하지 않는데 놀랐다』고 말했다. 지역주의의 타파를 위해서도 당사자인 우리(DJ JP TJ)가 나서야 한다고 말하는 그의 순수한 마음을 높게 평가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국민회의 관계자들은 호사다마(好事多魔)를 경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박의원의 발언으로 혹시 JP가 불편한 심기를 갖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오히려 DJP협상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판단에서다. JP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아닌데도 그렇게 비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신한국당 내부에서는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29일 「DJ TJ의 도쿄회동」이 전당대회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렇지 않아도 주류와 비주류간의 분열로 당내 사정이 말이 아닌 판에 여권성 인사인 「TJ의 국민회의행(行)」을 지켜보는 심사는 좋지 않은 것 같다. 〈최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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