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초반점검/꼴불견백태]경기도「정략감사」공무원 진땀

  • 입력 1997년 10월 5일 19시 37분


당리당략에 따른 추켜세우기와 깎아내리기, 주제와 동떨어진 돌출발언, 민원성 선심성발언, 현장감사의 저조한 출석률…. 이번 국감에서도 예년의 「국감장 꼴불견」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정략감사」의 대표적인 사례는 경기도 국감. 여야 할 것없이 경기도 현안보다는 이인제(李仁濟)전경기지사를 물고 늘어졌다. 이 때문에 당사자 대신 임수복(林秀福)행정부지사가 해명에 진땀을 뺐다. 백승홍(白承弘·신한국당)의원은 이전지사가 광복절에 독립유공자들에게 중국산 라디오를 선물한 데 대해 「매국행위」라고 비난했고 안동선(安東善·국민회의)의원은 이전지사의 관용차가 속도위반으로 적발됐다며 이전지사의 경찰출석을 요구하기도 했다. 반면 부산시 국감에서 박희태(朴熺太·신한국당)의원은 한보사건에 연루된 문정수(文正秀)시장에 대해 『그 문제를 너무 의식해 활동이 위축돼서는 안된다』며 장황한 「위로의 말」을 해 빈축을 샀다. 「인기발언」이나 「돌출발언」도 적지 않았다. 부산경찰청 감사에서 이택석(李澤錫·신한국당)의원은 『치안을 책임져야 할 간부들이 장시간 이 자리에 앉아 있어 되겠느냐』고 과잉 격려발언을 했다. 경남도 감사에서 이의익(李義翊·자민련)의원은 『창원에 머무른 한 야당총재(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는 홀대하고 다른 야당총재(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에게 업무보고까지 한 것은 공무원의 줄서기』라며 김혁규(金爀珪)지사를 몰아세웠다. 또 전남도 감사에서 백승홍의원은 『신한국당의 이회창(李會昌)후보와 김대중후보 중 누가 당선되는 게 전남 발전에 도움이 되느냐』는 엉뚱한 질문을 하기도 했다. 의원들의 무성의한 정치적 감사행태 속에 저조한 출석률과 서면질의 및 답변이 속출했고 예년과 달리 차수변경까지 해가며 열성을 보이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선을 앞두고 여야의원 모두 마음이 「콩밭」에 가 있음을 드러내는 장면들이었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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