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가 하는 말을 3초안에 통신에 띄워라」.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유니텔 등 국내 4대 PC통신을 통해 문자로 생중계하는 「97 대선후보 초청 사이버 대토론회」에는 컴퓨터속기 전문단체인 한국CAS컴퓨터속기협회(대표 안정근·安廷根)소속 전문 컴퓨터 속기사 두 명이 문자생중계를 맡아 「3초의 승부」를 펼친다.
컴퓨터속기(CAS·Computer Aided Stenography)는 손으로 쓰던 재래식 속기와는 달리 속기전용 키보드와 소프트웨어를 이용, 1분에 3백20자 이상의 글씨를 받아적을 수 있는 게 특징.
1분에 키보드를 몇 번 두드리느냐를 따지는 「타수」로 계산해도 9백∼1천타를 육박한다.
노트북컴퓨터로 기사를 쓰는 신문기자들의 타이프실력이 분당 평균 3백타 내외임을 감안할 때 거의 「신의 경지」에 가깝다.
또 수필(手筆)속기는 먼저 단순화한 암호로 빨리 받아 적고 나중에 해독하는 작업을 거쳐야만 온전한 속기록이 탄생했으나 컴퓨터 속기는 쓰는 족족 글씨로 바뀌기 때문에 누구나 곧바로 읽을 수가 있다.
이번 토론회도 컴퓨터속기가 없었다면 성사되지 못했을 터.
행사에 참가하는 두 명의 속기사는 현장에서 오가는 패널리스트와 대선후보간의 대화를 3초씩 끊어 나눠 적는다.
처음 3초를 받아적은 속기사는 다른 속기사가 그 다음 3초를 받아적는 동안 맞춤법을 검사한 뒤 바로 컴퓨터 통신에 띄우고 또 다음 3초를 기록한다.
한국CAS컴퓨터속기협회는 컴퓨터속기 전용 키보드와 소프트웨어 특허를 갖고 있고 속기사 양성을 전문으로 하는 민간단체.
안회장은 『이번 토론회에는 「최고 중의 최고」를 내보내 컴퓨터속기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나성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