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일부 언론기관의 여론조사결과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후보가 오랜만에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나자 신한국당은 축제분위기였고 국민신당은 다소 침울했다.
▼ 이회창진영 ▼
휴일인데도 출근한 이회창후보 측근들과 당 관계자들은 이총재의 지지율이 2위로 올라선 결과가 나올 때마다 환호성을 질렀다.
한 측근은 『이게 도대체 얼마만이냐. 16일은 이후보의 비상(飛翔)과 이인제후보의 추락이 시작되는 날』이라고 흥분했다.
이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구기동 자택에서 여론조사결과를 보고받고 오후에는 당부설 여의도연구소에서 대선기획위원 등 핵심측근들과 만나 노고를 치하했다.
이 자리에서 측근들은 이인제후보를 지지했던 표가 당분간 계속해서 이탈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인제후보 지지자 가운데는 「정권교체」라는 명분에 쏠린 사람도 적지 않은 만큼 이후보 이탈표가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쪽으로 향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서상목(徐相穆)대선기획본부장은 『이런 추세로 가면 11월말까지는 이회창후보가 김대중총재를 위협하는 수준의 2위가 되고 이인제후보는 결국 고정표인 10%수준까지 추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측근들 사이에서는 지지도가 급상승하면 국민회의와 국민신당의 협공을 당할 수도 있다며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 이인제진영 ▼
국민신당은 이날 6개 언론사 여론조사결과중 4곳에서 이인제후보가 이회창후보에게 뒤진 것으로 나타나자 예상 밖이라며 당혹해 했다.
당직자들은 여론조사결과를 전해듣고 앞으로 어떻게 국면을 반전시켜야 할지 대책을 논의했지만 뾰족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김학원(金學元)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YS신당지원설과 창당자금 2백억원지원설 등 악랄한 중상모략으로 피해를 본 결과』라며 『이회창후보 자녀의 병역문제 내막이 밝혀지면 국민의 지지율이 다시 반전할 것』이라고 자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보가 3위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난 여론조사에서 2위와 3위의 격차가 근소해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았다.
이창우(李昌雨)부대변인은 『4곳에서 순위가 바뀐 이상 냉혹한 여론조사결과를 현실로 인정한다』면서 『그러나 청와대의 신당지원설 때문에 지지도가 하락했기 때문에 억울한 측면이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보 지지자들이 일부 돌아서긴 했지만 이회창후보에게 간 것이 아니라 부동층으로 옮아간 것으로 분석하며 새로운 계기가 마련되면 이들 지지자가 다시 돌아올 것으로 기대했다.
〈박제균·이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