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연대나 신한국당―민주당 합당과 같이 정당이 선거 승리를 위해 연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정당의 목표는 집권에 있고 연대의 성격과 내용이 옳으냐 그르냐는 국민이 선거에서 판단할 문제다.
그러나 내용면에서 DJP연대는 정권만 잡기 위한 것으로 비난의 소지가 많다.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는 내각제를 찬성하지 않으면서 오직 정권을 잡기 위해 이를 수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김총재는 정권교체야말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므로 차선책으로 내각제개헌을 수용했다지만 이는 말이 안맞는다. 정권교체 자체가 민주주의 실현이라고 볼 수는 없다. 정권교체냐 정권유지냐는 여 야 어느 쪽이 더 국정수행능력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될 문제다.
민주주의가 잘 되는 나라에서 정권교체가 자주 있을 뿐 정권교체가 돼야 민주주의가 실현된다는 등식은 성립하기 어렵다. 일본의 경우 자민당이 40년 이상 집권했으나 민주주의가 실현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없지 않은가.
신한국당과 민주당의 합당은 어느정도 동질성이 있는 두 후보간 연대로 봐야 한다. 물론 공식 창구를 통해 협상이 진행되지 않고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동생과 조순(趙淳)총재의 아들이 연대를 주도했다는 비난이 있으나 큰 문제는 아니다. 그 것이 합당을 수용할 수 없는 정도의 문제라면 두 당에서 용인되지 않았겠지만 결국 당 공식기구를 통해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회창―이인제(李仁濟)후보의 연대 역시 두 후보가 원래는 같은 정당에 소속했었다는 점에서 문제될 것은 없다. 그러나 연대의 형식이 이인제후보가 신한국당에 복귀하는 것이 될 때는 경선에 불복, 독자출마를 한 이인제후보로서는 정치적 명분이 없는 행동이라는 비난을 받을 것이다.
신명순<연세대교수·정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