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앞으로 다가온 15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 진영은 대규모 집회가 없어진 대신 조기축구회 여성산악회 테니스회 녹색어머니회 등 동호인 모임을 주요 공략대상으로 삼아 마지막 힘을 쏟고 있다.
각 후보 진영은 동호인 모임을 잡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학교 운동장이나 인근 공원 약수터 등으로 출근, 함께 운동을 하거나 이들이 주최하는 행사마다 「사절단」을 파견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이같은 선거운동 풍속도의 변화는 생활수준 향상과 개인주의 성향 심화에 따라 유권자들이 관변조직에 몸을 담아 정부여당의 영향을 받기보다는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친목단체에 깊은 소속감과 애착심을 느끼고 있기 때문.
또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그 지역 단체장의 성향과 소속 정당에 따라 관변단체의 활동영역과 기반이 크게 축소된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분석된다.
수락산과 불암산 자락에 위치한 서울 노원을 선거구의 경우 배드민턴연합회에 7천여명, 테니스연합회와 축구연합회에 각각 2천여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다.
모정당 소속 송모 구의원(38)은 매일 이곳 아파트단지 배드민턴 클럽에 출근, 회원들과 함께 땀을 흘린다. 그는 『회원들에게 노골적으로 우리 당 후보의 칭찬을 늘어놓지는 않지만 그동안 쌓아온 인간관계로 볼 때 회원들이 우리 당 후보를 지지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보다 여성 유권자의 영향력이 크다는 강남 지역의 경우 각 정당은 여성 동호인 모임을 공략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회원 3천여명을 거느린 K여성산악회는 회원대부분이 사회지도층 인사의 부인으로 최근 이 지역 선거운동원들의 발걸음이 부쩍 잦아졌다.
모정당 서초을 지구당 간부인 이모씨(40)는 『선거운동 방식에서 대규모 집회가 없어졌기 때문에 동호인 모임에 가야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며 각종 동호인 모임을 찾고 있다.
〈사회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