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辛基夏)의원의 사망으로 대선과 동시에 치르는 광주 동구 보궐선거 공천을 둘러싸고 국민회의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번 보선은 대선일정에 준해 실시되기 때문에 후보자 등록일도 대선후보와 같은 26일과 27일. 그러나 등록마감일이 하루밖에 남지 않은 26일 오후까지도 공천문제는 난항을 거듭했다. 23일엔 공천신청자 가운데 한 사람이 공천심사위가 열리고 있는 서울 마포의 모호텔에까지 들이닥치는 바람에 회의를 취소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일부 공천희망자들이 심사과정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자 당내에선 『지금이 보선문제로 삐걱거릴 때냐』는 비난이 일기도 했다.
공천신청자는 모두 20명. 공천심사위는 우여곡절 끝에 박태영(朴泰榮)전의원으로 잠정 결정하고 김대중(金大中)총재에게 재가를 요청했으나 김총재가 반려했다는 후문이다. 당초 광주 현지 여론조사 결과를 1백점 만점에 30점으로 배정,여론조사까지 실시해 결정한 것이지만 김총재가 『왜 동구 6개동만 조사했느냐. 광주 전체를 놓고 여론조사를 실시해 보라』고 했다는 것. 이 바람에 공천심사위 주변에서는 「김심(金心·김대중총재의 의중)」이 1차 여론조사 결과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종합점수에서 박태영전의원에게 밀린 이영일(李榮一)전의원에게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국민회의 당무회의는 결국 공천자 추인권한을 공천심사위가 아닌 간부회의에 위임하는 「편법」까지 동원했다.
〈김창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