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표밭의 가장 큰 특징은 이렇다할 쟁점도 이슈도 없다는 점이다. 이때문인지 선거일을 10여일 앞두고도 각종 여론조사에 잡힌 부동층(浮動層)이 여전히 35% 안팎에 이르고 있다. 역대 선거에서 이 지역의 표심을 가른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지역감정이었다. 「충청도 핫바지론」 「충청도 푸대접론」 등에 자극받은 이 지역 정서는 95년 지방선거와 96년 15대총선에서 자민련에 60%에 가까운 지지를 모아주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이런 지역정서까지도 세후보가 분점하고 있다.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DJ)후보는 이 지역의 맹주(盟主)인 김종필(金鍾泌·JP)공동선대회의의장을 앞세워 「DJP공동집권」을 강조하고 있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는 예산,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는 논산 출신임을 부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지역 판세는 김후보의 「DJP공동집권」논리를 두 이후보가 어느 정도 깰지에 달려있는 것 같다. 특히 두 이후보는 『DJ가 당선되면 어차피 JP는 「팽(烹)」당할 것이니 내고장 사람을 찍어달라』며 JP에 미련을 갖고 있는 이 지역 민심을 흔들고 있다. 반면 김종필의장은 『마지막으로 이번 한번만 도와달라』는 「읍소작전」으로 맞서고 있다. 실제로 김의장은 지난 2∼4일 대전 예산 보령 서천을 돌며 이같이 호소,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는 후문이다. 한나라당 충남도지부의 한 관계자조차 『김의장의 읍소작전이 주로 50대 이후 중장년층의 「흔들리는 마음」을 사로잡는데 주효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결국 충청권의 대세는 「JP의 호소」와 두 이후보의 연고싸움으로 요약되는 분위기다.
〈송인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