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선거」시대. TV가 후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전국 방방곡곡에 상세히 보여주고 있지만 청각장애인들은 여기서도 소외되기 일쑤다. 그러나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는 청각장애인들도 후보에 대한 정보를 정상인들과 똑같이 전달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여기에는 지난달 동아일보 주최로 열린 대선후보 합동토론회를 중계하면서 처음으로 수화방송을 선보였던 뉴스전문 케이블TV YTN의 앞선 보도가 기폭제 역할을 했다.
서울지법 남부지원은 5일 전국장애인 한가족협회와 한국농아인협회가 TV3사를 상대로 낸 수화 및 자막방영가처분 신청을 『이유있다』며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KBS MBC SBS는 법원의 판결에 따라 7일부터 대선후보 합동토론회와 후보가 출연하는 방송연설에 수화와 자막을 동시에 내보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6일 동아일보사 주최로 열린 3당후보 초청 합동토론회를 단독 생중계한 YTN은 사흘 후인 29일 수화를 곁들인 재방송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같은 날 대통령선거 방송토론위원회는 합동토론회의 중계사에 KBS MBC SBS 등 지상파 TV 3사 외에 케이블TV인 YTN을 포함했다. 결국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당초 YTN에서 실험적으로 시작했던 수화중계방송이 지상파 TV 3사에까지 적용되게 됐다.
YTN의 한 관계자는 『현행 TV토론 중계방식으로는 전국에 25만명이 넘는 청각장애 유권자들은 지극히 제한된 정보밖에 접할 수 없다』며 『법원의 이번 판결로 청각장애 유권자들의 참정권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김희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