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아침 미국에서 일시 귀국한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후보의 차남 수연(秀淵)씨가 공개리에 키를 잰 서울대병원 대강당에는 내외신 기자 1백여명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신경식(辛卿植)후보비서실장 맹형규(孟亨奎)선대위대변인 고흥길(高興吉)후보특보 등 한나라당 인사들만 현장을 지켜봤을 뿐 수연씨의 키 문제를 제기한 국민회의와 국민신당 인사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미국 보스턴에서 유학 중인 수연씨는 이날 오전7시반 대한항공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 기자들에게 『병역문제 의혹을 해소하고 아버지를 돕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수연씨는 이어 「병역면제 의혹이 해소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자신있으니까 왔다』고 말한 뒤 서울 구기동 자택으로 직행했다.
귀를 덮는 텁수룩한 장발스타일로 도착한 수연씨는 외교관 통로로 나와 짐검사를 받지 않고 입국절차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기동 자택에 도착한 수연씨는 장발이 국민들에게 좋지않은 인상을 준다는 내부 지적에 따라 이발부터 한 뒤 오후1시20분경 서울대병원으로 향했다.
수연씨의 키재기는 이날 오후2시 서울대 가정의학과의 하봉렬(河鳳烈)교수가 직접 수동측정기로 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교수는 측정에 앞서 『대한예방의학협회의 표준화된 측정방식에 따라 키를 잰다』고 설명한 뒤 두차례 수연씨의 키를 쟀다. 수연씨는 병원측의 요청에 따라 맨발로 계측대에 올라 측정을 마쳤다.
측정수치가 1백64.5㎝로 나오자 서울대병원 홍보담당인 정도언(鄭道彦)신경정신과교수는 『그 정도는 표준오차범위』라고 설명했다.
○…키를 잰 뒤 수연씨는 기자들에게 『답답한 심정』이라면서 『어쨌든 추운 날씨에 고생하는 군장병과 자제들을 군에 보낸 부모님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안타깝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체중을 잴 생각은 없다』며 『현재는 아마 50㎏이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의 한 기업체에 입사했을 당시 신장기록이 1백60㎝였다는 얘기가 있다」는 질문에 『당시에도 신장이나 체중에 대한 기록은 적지 않았다』며 『체중은 시간이 지나면서 늘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키재기를 마친 수연씨는 이날 오후 6시20분 다시 미국으로 떠났다.
〈정연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