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전문가들은 보통 인천 경기지역의 표심(票心)은 서울과 충청권의 중간쯤에 놓여 있다고 말한다. 선거쟁점에 따라 이리저리 후보를 재보는 서울유권자와 대세를 많이 따르는 충청지역 유권자 심리가 혼재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유력 세 후보가 모두 직간접적으로 충청권에 연고를 갖고 있는 탓인지 충청권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감지되지 않는다.
더욱이 지역주민의 관심을 끌만한 쟁점마저 없어 최근에는 전국적인 여론추이와 대중매체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 아들의 병역문제,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후보의 비자금폭로사건 등이 터졌을 때는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갔다가 청와대의 신당지원설이 불거지자 이회창후보의 지지율이 반등한 것이 단적인 예다. 요즘은 경제파탄 등이 이회창후보에게 불리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나절 생활권인 서울로 출퇴근하는 위성도시 유권자에게는 서울에서 보고 듣고 느낀 체감여론도 대중매체와 함께 의사결정에 중요한 몫을 한다. 다만 경기도내의 농촌지역은 여전히 지역유지의 목소리나 각 당의 조직이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출신지별 인구구성면에서 보더라도 최근 서울에서 살던 호남출신이 급격하게 경기지역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여전히 토박이들이 적지 않고 충청인구의 비중도 만만치 않아 뚜렷한 친(親)DJ나 반(反)DJ정서를 찾기는 어렵다.
결론적으로 인천 경기 유권자는 막판 변수가 없는 한 대세에 따라 집단적으로 한 사람에게 몰표를 주기보다는 지금처럼 삼분(三分)된 상태로 투표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이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