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여론조사 추이분석]못믿을 票心…쟁점따라 오락가락

  • 입력 1997년 12월 18일 21시 37분


법정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달 26일 이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 등 주요 3당후보의 지지율은 각종 선거쟁점과 상호 공방에 따라 부침(浮沈)을 거듭했다. 그러나 선거일이 임박한 가운데 실시된 여론조사상으로는 후보등록 직전 판세였던 양자대결 양상으로 다시 돌아가는 추세를 보였다. 동아일보가 2,8,15일 세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의 유권자 1천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회창후보는 △지난달 23일 32.2% △2일 29.7% △8일 26.7% △15일 33.8%로 선거중반까지 하락세를 보이다 막판에 반등했다. 반면 김후보는 △지난달 23일 33.8% △2일 31.9% △8일 34.9% △15일 34.2%로 초반에 약세를 보이다 다시 회복했고 막판엔 약보합세였다. 지난달 23일 21.2%였던 이인제후보는 18.1%(2일)→20.5%(8일)→19.7%(15일)로 초반 약세, 중반 강세, 종반 약보합세의 경향을 띠었다. 이같은 지지율 변화의 동인(動因)으로는 초반의 IMF구제금융(12월3일)으로 빚어진 경제파탄 책임공방과 중반이후의 IMF재협상 논란, 「이인제를 찍으면 김대중이 당선한다」는 이회창후보의 사표(死票)방지론 등이 꼽혔다. 특히 IMF 한파(寒波)는 결정적이었다. 한동안 15%대에 머물던 이회창후보는 11월 초순 청와대의 국민신당지원설 등으로 이인제후보를 따돌린 뒤 맹렬히 김후보를 추격했으나 IMF사태로 제동이 걸려 초반에 손해가 심했다. 반면 막판으로 접어들면서 IMF재협상론과 사표방지론으로 김후보와 이인제후보가 피해를 보았다. 그러나 단순 수치상으로는 세 후보들의 지지율순위는 세 차례의 여론조사에서 △김대중 1위 △이회창 2위 △이인제 3위로 변동이 없었다. 다만 1,2위간 격차는 2.2%포인트(2일)→8.2%(8일)→0.4%(15일)로 초반에 오차한계이내로 좁아졌다가 다시 크게 벌어진 뒤 대등한 수준으로 좁아지는 등 진폭의 변화가 심했다. 세차례의 TV합동토론도 유권자들의 표심(票心)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나 판세를 바꿀 정도는 못됐던 것으로 보인다. 2일 조사에서 1차 토론 후 지지후보를 바꿀 의사가 있다고 밝힌 유권자는 10.4%였으며 3차 토론 후인 15일 조사에서는 14%에 달했다. 1차 토론 후 이회창후보로 바꾼 유권자는 2.3%, 김후보로 바꾼 사람은 2.5%, 이인제후보로 바꾼 유권자는 1.9%로 김후보가 상대적으로 득을 많이 본 것으로 나타났다. 또 3차 토론 후에는 각각 3.3%, 2.5%, 4.4%로 이인제후보가 이삭을 많이 주운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 지지율 추이는 서울의 경우 2일에는 김후보가 35.2%로 선두였으나 15일 조사에서는 이회창후보가 38.3%를 차지해 근소한 차로 김후보를 따돌렸다. 부산 경남은 이회창후보가 △2일 46.5%에서 △8일 31.4%로 뚝 떨어져 이인제후보와 별 차이가 없었으나 15일에는 42.9%로 회복, 32.6%의 이인제후보를 제치고 선두를 탈환했다. 인천 경기는 김후보가 줄곧 1위 자리를 지켰으나 2위인 이회창후보와의 격차가 1.6%포인트(2일)→13.8%(8일)→2.4%로 요동쳤다. 충청권도 김후보가 계속 1위였지만 인천 경기처럼 막판에 2위인 이회창후보와의 격차가 줄어드는 추이를 보였다. 대구 경북은 이회창후보가 15일 조사에서 50.9%까지 올라갔으며 강원도는 15일 조사에서 △이회창후보 27.7% △이인제후보 26.4%로 접전이었다. 제주도는 2일에는 김후보가 1위였으나 15일에는 이회창후보로 1위가 바뀌었다. 부동층은 경제파탄 여파로 2일조사에서 19.8%로 늘어났다가 후반으로 들어가면서 16.7%(8일)→10.0%(15일)로 다시 줄어들었다. 「반드시 투표한다」는 투표참여의사는 85.6%(2일)→84.1%(8일)→84.9%(15일)로 변화가 미세했다. 세차례 조사의 오차한계는 ±2.95∼±3.1%였다. 〈이원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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