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대선/군소후보진영 소감]

  • 입력 1997년 12월 18일 21시 37분


《18일 4명의 군소후보진영 선거를 마치며 「빅3」후보에 비해 자신들을 알릴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당했다며 한목소리로 불만과 아쉬움을 표시했다.》 ▼국민승리21 권영길(權永吉)후보측 노회찬(魯會燦)기획위원장〓이번 대선은 재야 진보정치세력이 조직화한 노동운동세력을 기반으로 한목소리를 냈다는데 의의가 있다. 다른 후보들은 모두 기득권세력의 이해에 기반을 두고 지역정서 인맥 학맥에 의존해 선거운동을 했다. 그러나 권영길후보는 노동운동을 기반으로 삼았다. 이는 한국대선사상 처음 있는 일로 노동계가 비로소 제 목소리를 내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한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많았다. 개정 통합선거법으로 과거와 같은 대규모 동원유세는 없었지만 미디어선거의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 거대 정당이 마음껏 이용하는 TV연설도 우리는 한번 밖에 할 수 없었다. 이는 재정적 뒷받침이 없다면 미디어선거 역시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언론의 무관심이나 무대접도 불만스럽다. 언론이 이른바 「빅3」와 똑같이 관심을 기울일 수는 없겠지만 다른 후보들에게도 그들의 주장을 국민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권후보가 1백만표 이상을 얻는다면 비록 득표율이 4%정도에 불과하지만 진보정치운동의 지속적인 발전에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나 2000년 총선 등에 참여해 명실상부한 진보정당의 위상을 확립하겠다. ▼공화당 허경영(許京寧)후보측 김종태(金宗泰)선대본부장〓주요 3당후보가 페어플레이를 하지 않고 오직 집권과 당리당략만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상대후보를 헐뜯는 모습만 보였다. 기존 정치세력들은 국민의 눈초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선거 막판까지 비방과 폭로전으로 일관했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줄 것이다. 또 돈없는 사람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하도록 돈정치구조가 제도화해 있다. 허후보를 포함해 조직과 돈이 없는 후보들은 자기 주장조차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 ▼바른나라정치연합 김한식(金漢植)후보측 김경호(金慶鎬)사무총장〓이번 선거는 군소후보의 선거운동을 철저하게 원천봉쇄한 불평등선거였다. 「미디어선거」가 도입된 것은 바람직하지만 군소후보라는 이유로 TV토론 기회를 제한하는 등 엄청난 차별대우를 받았다. TV연설이나 TV광고도 한번에 수억원씩 들어가기 때문에 돈이 없는 후보에게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사실상 주요 정당의 세 후보중 한 명을 찍으라고 강요하는 절름발이 선거가 됐다. ▼통일한국당 신정일(申正一)후보〓내가 이번 선거에서 세대교체와 정권교체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유일한 후보였으나 미디어선거로 치러진 이번 대선에서는 군소정당 후보인 나를 알릴 기회가 많지 않았다. 나는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대한 깨끗한 선거를 치르려 노력했고 한얼정신을 중심으로 온 국민이 하나되는 대통합을 강조했다. 앞으로 계속될 미디어선거에서는 군소정당의 열악한 상황을 고려해서 이들 후보에게도 균등한 홍보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그러나 최초로 치러진 미디어선거로 예전의 금권선거나 관권선거가 확연히 줄어든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정연욱·정용관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