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당선자 휴일 표정]차분한 하루…국정구상『靜中動』

  • 입력 1997년 12월 21일 20시 24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당선자의 행보가 예상 밖으로 차분하다. 김당선자는 휴일인 21일 서울 서교동성당에서 미사를 올린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고 정국구상에 몰두했다. 그는 이날 오전 자택을 찾은 일본 언론사 관계자 등을 만나 담소했으나 인터뷰에는 응하지 않았다. 사진촬영도 허용하지 않았다. 차기 대통령으로서 추후 「준비된」 회견을 갖겠다는 나름의 원칙때문이었다. 그는 이어 장남 김홍일(金弘一)의원, 손자 등 가족과 함께 서교동 성당을 찾았다. 성당측은 당선축하 행사를 준비했으나 김당선자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따로 인사말도 하지 않았다. 장재식(張在植)김옥두(金玉斗)의원과 정동영(鄭東泳)대변인 등 몇몇 의원만이 미사에 동행했다. 특별미사가 있을 경우 30∼40명의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던 것과는 상당히 달라진 풍경이었다. 주임신부가 강론말미에 『우리 성당에서 대통령당선자가 나와 자랑스럽다』며 박수를 유도하는 것으로 미사는 끝났다. 김당선자는 시내 한 음식점에서 가족들과 점심식사를 한 뒤 곧바로 일산 자택으로 돌아가 2층 서재에서 정국운영에 대한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그는 이처럼 겉으로 조용한 행보를 보였지만 핵심 측근들과 수시로 전화를 통해 현안을 논의하는 등 「정중동(靜中動)」의 움직임도 보였다. 김당선자는 특히 총재직 이양과 내년 1월 조기전당대회설이 나돌자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을 찾아 「사실무근」이라며 적극 해명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김당선자는 경제비상대책위와 정권인수위 구성문제를 놓고 심사숙고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정용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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