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정부,무능-부패에 부도덕까지』…인수위 분석

  • 입력 1998년 1월 11일 21시 20분


헌정 50년만의 여야간 정권교체에 따라 김영삼(金泳三)정부의 부엌과 곳간까지 세세히 살림살이를 점검하는 대통령직 인수위 위원들은 한결같이 김영삼정권의 관리능력 부재에 혀를 내두른다. 5년 동안 어떻게 나라살림을 이렇게 거덜낼 수가 있느냐는 것이다. 일부 인수위원들은 곳곳에서 ‘권력형 부정부패’의 냄새가 난다고 했다. “국정파탄의 책임을 규명하다 보면 의도하지 않더라도 사정(司正)태풍이 불가피할지 모른다”는 게 이들의 전망이다. “살림을 넘겨받으면서 깨진 그릇이 있는지, 있다면 누가 깼는지 점검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이종찬 인수위원장의 ‘깨진 그릇론’도 같은 맥락. 김영삼정부는 결국 무능에 부도덕까지 겹쳐 나라살림을 망쳤다는 게 인수위원들의 공통된 견해다. 대통령비서실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정무분과의 김정길(金正吉)간사는 김영삼정부의 국정파악 능력과 정책판단 기능의 마비 및 타성에 젖은 공직자들의 무사안일을 지적했다. “아직까지 김대통령이 심각한 외환위기의 실상을 언제 누구로부터 보고받았는지조차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런 나라와 정부가 또 있을지 의문이다”는 게 그의 말이다.그는 각 부처의 유기적인 업무협조를 위한 정보공유나 정책조율 시스템이 전혀 가동되지 않은데다 총리까지 국정보고 및 정책협의 과정에서 철저히 소외돼 위기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해 위기가 닥쳐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재경원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경제1분과의 이양희(李良熙)위원은 인사의 실패와 부도덕을 꼽았다. 검증되지 않은 인사들과 경험이 없는 측근들의 대거등용과 봐주기가 국정난맥상을 초래했다는것이다. 그는 특히 “업무보고를 받다 보니 김대통령 핵심측근들이 권력을 남용, 각종 이권에 무분별하게 개입해 왔을 것이라는 의혹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막대한 이권이 걸려 있는 포철 하청업체 선정과정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인사의 실패에 대해서는 대통령비서실 관계자들도 업무보고 과정에서 자인했다고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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