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당선자가 대선 이후 취임 때까지 만난 재벌총수들은 한일그룹 김중원(金重源) 롯데그룹 신격호(辛格浩) 삼성그룹 이건희(李健熙) 대우그룹 김우중(金宇中)회장 등. 모두 독대한 자리였고 특히 김대통령과 가까운 일부 재벌총수들은 이 자리에서 ‘문민 대통령’에게 과거의 정치자금 관행을 얘기해 줬다는 것이다.
이듬해 3월4일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김대통령은 기자들이 ‘한푼도 받지 않겠다’고 결심하게 된 배경과 시기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지난 대선기간중 결심한 것입니다. 내가 돈을 가져온 일부 기업인에게 돈을 되돌려주면서 5년간은 봉투를 내놓지 말라고 했는데 이미 소문이 났을겁니다.”
‘일부 기업인’이 누구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한 상도동계 인사의 증언은 당시의 정황을 짐작케 해준다. “김대통령과 오랜 교분을 가지고 있는 D그룹 P회장이 당선 직후 20억원을 내놓으며 ‘필요한데 쓰시라’고 했다가 ‘망신’을 당했다는 후일담을 들었습니다. 그냥 ‘고맙지만 이제부터는 정치자금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얘기할 수도 있었을텐데 김당선자는 매우 쌀쌀맞은 태도로 P회장에게 ‘이제 그런 돈은 필요없다. 사업하는 데나 쓰라’고 말을 끊어버리더라는 겁니다.”
그러나 문민정부 5년 동안 정치자금 모금방식이 과거의 ‘대통령 일괄수금’방식에서 ‘실세들 분산수금’방식으로 바뀌었을 뿐 정치자금 자체가 없어지지는 않았다.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