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당선자-캉드쉬총재 대화록(요지)]

  • 입력 1998년 1월 12일 19시 48분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과 국제통화기금(IMF) 미셸 캉드쉬총재의 면담은 12일 낮 김차기대통령의 일산 자택에서 1시간20분간 진행됐다. 다음은 김차기대통령과 캉드쉬총재의 대화. ▼캉드쉬〓한국인들은 IMF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IMF가 (개혁을) 강요한다고 받아들이고 있으나 이는 오해다. 한국은 IMF가 오기 전부터 개혁을 했어야 했다. ▼김대중〓우리는 지금 개혁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 IMF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생각이다. 새정부는 노동자에 대해 많은 애정과 이해를 가지고 있다. ▼캉드쉬〓노사정 고통분담에 공감한다. 먼저 정부측이 실천에 앞장서야 한다. 기업은 어떠한 노력을 할 것으로 보나. ▼김대중〓먼저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 기업사정을 노동자들에게 알려야 한다. 과거 정경유착으로 재정을 파탄시키면서 자기들만 이익을 봤다는 오해를 불식해야 한다.이익이 안나는 기업은 정리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만 살려야 한다. ▼캉드쉬〓IMF프로그램은 국가를 위해 필요하다. 2년안에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나가면 한국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도 차기대통령 임기는 3년 더 남는다. 한국의 발전을 위해 어떤 장기계획을 세우고 있나. ▼김대중〓질문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어렵다는 서울대 입학시험보다 더 어렵다.(폭소) 모든 분야에서 1등을 할 수는 없지만 목표분야에서 승리해 경제를 발전시키고 싶다. 세계 각국의 많은 투자를 받아 우리나라를 외국투자자들의 천국으로 만들고 싶다. 동북아 동남아 경제 블록을 형성, 미국 및 유럽 전체와 협력하는 경제를 운영하고 싶다. 북한과 정치적인 협력은 안되고 있으나 철저한 정경분리원칙하의 경제협력을 위해 노력하겠다. 한국에는 ‘팔자타령’이라는 말이 있다. 내 팔자가 왜 이런지 생각해 본다. 40년 민주화투쟁을 했고 4번 죽을 고비를 넘겼고, 6년 감옥생활 했고, 10년 망명생활 했으며 3번을 대통령선거에서 낙선 했다. 대통령이 됐는데 쉬지도, 축하연도 못했다. ▼캉드쉬〓우리는 같은 배를 탔다. 함께 노력하자.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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