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말 속뜻]『준비된 대통령에 준비되지 않은 참모』

  • 입력 1998년 1월 13일 20시 04분


“준비된 대통령에 준비되지 않은 참모들이라는 지적을 받아서는 안된다.” 대통령직 인수위의 李종찬위원장이 13일 인수위 전체회의에서 한 말이다. 이위원장뿐만 아니다. 요즘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의 주변사람들 중에 비슷한 취지의 말을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김차기대통령이 대선후 25일간 동분서주하며 ‘준비된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비해 주변사람들은 그렇지 못했다는 평가에 대한 반응이다. 그동안 정권인수 과정에서 빚어진 불필요한 마찰과 잡음은 김차기대통령 때문이 아니라 참모들의 사려와 절제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중구난방(衆口難防)식으로 쏟아내는 정책성 발언이나 주어진 권한을 벗어나 “감 놔라 대추 놔라” 하는 식의 ‘점령군 행세’등이 대표적 사례. 김차기대통령도 참모들에게 거듭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위원장도 그 중 한명. 따라서 이위원장의 이날 발언에는 스스로를 경계하는 ‘자계(自戒)’의 의미도 들어 있다. 한 인수위원은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김차기대통령이나 국민은 준비가 잘 돼 있는데 정치권과 공직사회는 아직 준비가 덜 돼 있는 것 같다”고 자성했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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