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부터 정리해고하라.”
“누구는 바빠서 화장실 갈 틈도 없다는데 나는 뭐냐.”
15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회의 의원총회는 각종 기구에서 소외된 의원들의 당 지도부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또 당 체질개선을 위한 갖가지 제안도 많이 나왔다.
이는 “자유롭게,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달라”는 박상천(朴相千)총무의 주문에 따른 것이기도 했다.
정균환(鄭均桓)의원은 “비상경제대책위 등 모든 위원회의 활동에 당의 의사가 반영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홍규(趙洪奎)의원은 “안기부 보고도 못받는 인수위는 뭐하는 곳이냐”며 “실무팀을 급파해 허리를 휘어잡아야 한다”고 안기부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요구했다. 조의원은 또 “17명의 부총재를 어떻게 모시느냐”며 “선거가 끝나면 ‘정리해고’라도 해야지 무엇하는 것이냐”고 지도부를 성토했다.
이협(李協)의원은 “92년 대선후 민추협과 신민당에서 같이 활동했던 옛 동지들이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며 “그순간 ‘너희들이 얼마나 오래가나 보자’는 생각이 치밀었다”고 당직자들의 겸손을 주문했다.
채영석(蔡映錫)의원은 “모든 결정을 밀실에서 하지 말고 민주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갑(韓和甲)의원은 “우리를 지지하지 않은 1천5백만명의 유권자가 우리편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김봉호(金琫鎬)의원은 “재경원이 협의도 없이 세법을 고쳐 농민과 택시운전사 등에게 세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며 “재경원은 경제를 망친 주범”이라고 성토했다.
이기문(李基文)의원은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자민련과 우리당 후보들간에 벌써부터 심각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또 길승흠(吉昇欽)의원은 “김대중정부의 이름은 우리를 지지하지 않은 60%까지 포함, 동서갈등과 계층화합을 이룬다는 의미에서 ‘국민정부’로 하자”고 제안했다. 정한용(鄭漢溶)의원은 “얼굴도 모르는 분들이 인수위에서 일하는 것을 보면 이상한 생각이 든다”며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자민련이고, 의무만 있는 국민회의는 상실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자탄했다.
〈윤영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