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비 오어 낫 투비(To be or not to be).”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의 ‘국민과의 TV대화’를 하루 앞둔 17일 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 영국의 문호 셰익스피어의 작품인 ‘햄릿’에 나오는 이 대사를 되뇌었다.
김차기대통령이 경제위기의 실상을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 알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심 중이라는 의미다. 경제위기가 일반의 인식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뜻도 내포돼 있는 말이었다.
김차기대통령의 고민은 급전을 빌려 ‘숨넘어가는’ 고비는 가까스로 넘겼으나 이자에 이자가 붙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외채규모와 자칫하다간 앞으로 더욱 파국적 상황을 맞게 될지도 모를 절박한 나라형편이다.
그렇다고 있는 그대로 알리자니 국민에게 불안감을 더해 주고 범국민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경제난 극복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을 우려가 있어 김차기대통령이 주저하고 있는 것. 결국 김차기대통령측은 “어렵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며 국민의 고통분담을 호소하면서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국민에게 전달하는 데 주력하는 선에서 가닥을 잡았다.
〈임채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