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장재식 국민회의의원

  • 입력 1998년 2월 2일 19시 39분


96년 10월 국민회의 장재식(張在植)의원은 재정경제원과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환율과 수출, 외채와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며 외환위기가 올 수 있음을 누누이 경고했다. 그는 당시 “엔저현상의 지속으로 원화가 지나치게 고평가되는 바람에 자동차 조선 등 중화학제품의 수출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단기대책으로 금리인하와 환율인상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인위적으로 환율을 방어하지 말고 환율상승을 유도, 수출경쟁력을 높임으로써 경상수지 적자폭을 줄이자는 제안이었다. 그러나 그의 이같은 주장은 물가상승과 기업의 환차손을 이유로 철저히 무시됐다. 그로부터 1년여 뒤인 지난달 재경원 강만수(姜萬洙)차관은 비상경제대책위에 참석, “반도체 특수에 눈이 멀어 환율평가시기를 놓쳤다. 상부에 환율을 자율조정하자고 건의했으나 묵살당했다”고 보고했다. 장의원의 지적이 옳았음이 1년여가 지나, 그것도 모라토리엄(대외채무지불유예)직전에 가서야 입증된 셈이다. 회의가 끝난 뒤 장의원은 “환율과 무역수지는 큰 상관이 없다고까지 강변하더니…”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장의원의 이같은 경제예측능력은 오랜 관료경험과 현실감각 덕분이다. 그는 국민회의내에서는 유일한 경제관료 출신. 서울대법대를 졸업하고 고시 행정과에 합격한 뒤 국세청차장과 한국주택은행장을 지냈다. 이론적으로도 탄탄한 기반을 갖췄다. 경제학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서울대에서 10여년간 조세법 강의를 했을 정도로 조세법과 재정금융분야에서는 탁견을 갖고 있다. 영어와 일어에도 능통하고 에너지 중소기업분야에도 일가견이 있다. 장의원은 14대 국회에 진출한 뒤 6년간 줄곧 국회 재경위에서만 일해온 재경위의 ‘터줏대감’이다. 봉급생활자들이 ‘봉’신세를 면할 수 있도록 근로소득을 종합소득세에서 떼내 분리과세해야 한다는 것도 그의 오랜 지론이다. 대선기간에도 수시로 보고서를 올려 당시 김대중(金大中)후보 경제정책의 기본틀을 잡는데 기여했다. 장의원은 요즘 IMF와 세계은행(IBRD)관계자들을 만나 외환위기 타개책을 논의하느라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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