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최근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의 안기부내 인맥 등 사조직 정리와 인원 10%감축 등을 내용으로 하는 안기부 구조조정 방안을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인수위는 또 산업스파이 마약사범 등 국제범죄 수사기능은 강화하되 정치개입 기능은 폐지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안기부 기능조정 방안도 김차기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인수위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그동안 안기부의 업무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파악한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정리, 이달초 김차기대통령에게 보고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권영해(權寧海)안기부장이 업무보고 과정에서 ‘안기부내에 아직도 김현철씨 인맥 등 사조직이 남아있으나 지금은 대부분 힘을 못쓰고 있다’고 밝혔다”며 “이들을 정리하는 방안에 대해 권부장과 논의했다”고 말했다. 현재 인수위에서 파악한 안기부내 사조직은 김현철씨 인맥 2개와 안기부 전 고위간부 인맥, 특정지역 인맥 등 4,5개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또 “안기부도 고통분담 차원에서 행정부처와 마찬가지로 10%정도 인원을 감축하되 정년조정이나 명예퇴직 등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김차기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안기부는 일반직 공무원 중 사무관급 이상이 70%를 웃돌아 30∼40%에 불과한 일반 행정부처에 비해 상층부가 비대한 과분수 조직”이라며 “안기부 직원들의 직급조정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안기부의 대공수사기능과 관련, 그는 “간첩 및 반국가사범에 국한하고 일반공안사범은 검찰과 경찰에 수사를 맡기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요불급한 산하단체도 많고 비슷한 기능을 하는 부서도 중복돼 있는 등 안기부 조직이 산만하게 운영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며 ”안기부의 산하단체 정비와 부서통폐합도 병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채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