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0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에 대한 국무총리 인준동의안에 반대한다는 당론을 확정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의 박수로 이같이 결정하고 25일 국회본회의에서의 구체적인 반대방법은 23일 이전에 의총을 다시열어 결정키로 했다.
원내 1백62석의 거대야당(총 의석 2백95석)인 한나라당의 이날 결정으로 25일로 예정된 국무총리 인준동의안의 통과여부가 불투명해져 향후 정국에 파란이 예상된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 가운데 총리인준에 찬성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은데다 여권의 물밑 설득작업이 계속되고 있어 반대 당론결정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이를 관철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한나라당은 이날 의총에서 국무총리의 자격과 관련, △국제통화기금(IMF)의 난국 극복을 위한 경제전문가 △시대에 부합하는 참신한 화합형 지도자여야 하며 국헌을 문란하게 하고 정경유착한 지도자는 안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의총에서 조순(趙淳)총재는 “19일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가 나를 만나 총리 인준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나는 ‘내 입장은 변한 것이 없다. 총리는 참신한 인물로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조총재는 “박총재는 우리당 소속의원 2,3명 정도를 입각시킴으로써 거국내각의 모양을 갖추고 싶다고 밝혔으나 나는 우리당 의원을 빼내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발언에 나선 이부영(李富榮)의원은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김대중(金大中)납치사건 당시 국무총리는 김종필씨로 결코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김대중차기대통령이 어떻게 그런 사람을 파트너로 정부를 이끌어 갈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종호(金宗鎬) 박세직(朴世直)의원은 “국민회의는 자민련과의 공동정권이어서 지난 대선에서 승리했다”며 “IMF시대 극복을 위해서라도 총리 인준에 동의해 주는 것이 옳다”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 자민련 이정무(李廷武), 한나라당 이상득(李相得)원내총무는 국회의장실에서 3당 총무회담을 갖고 총리 인준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25일 여는 한편 3월에 임시국회를 개최, 인사청문회법안과 추경예산안을 처리키로 합의했다.
〈박제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