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첫 내각의 진용이 23일 DJT회동을 계기로 대체적인 윤곽을 드러냈다. 그러나 행정자치부 등에 대한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역할분담과 유력 입각 후보인 양당의 몇몇 중진들의 거취가 여전히 정해지지 않아 확정까지는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다.
○…내각구성은 전체적으로 외교 안보 통일은 국민회의가, 경제 사회 문화는 자민련, 농림 해양은 야당이 맡는 식의 3분(三分)구조. 그러나 행정자치 문화관광부 등은 아직 분명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
행정자치부에 대해 자민련측은 “안기부와 군을 국민회의가 맡는 대신 경찰은 자민련이 관장해야 한다”며 정상천(鄭相千)부총재 또는 이정무(李廷武)원내총무를 강력히 밀고 있으나 국민회의측은 김정길(金正吉)부총재를 적임자로 추천하고 있다.
문화관광부장관은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이 TV정치 활성화차원에서 김한길인수위대변인을 고려중이나 자민련측에선 최재욱(崔在旭)전의원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최의원에 대해선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가 “문화관광부는 국민회의에서 맡아도 좋으나 최의원은 어느 자리든 배려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후문.
야당 몫인 농림부장관에는 조홍래(趙洪來)청와대정무수석, 해양수산부장관에는 서석재(徐錫宰)국민신당의원이 내정된 상태. 이용삼(李龍三)의원도 국민신당 배려 차원에서 중용설이 많다.
○…김중권(金重權)대통령비서실장 내정자가 김차기대통령에게 올린 각료 인선자료에는 당초 예상과 달리 국민회의측 인사가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장관에는 천용택(千容宅)의원, 법무장관에는 박상천(朴相千)원내총무, 외교통상부장관에는 박정수(朴定洙)부총재 등이 그들.
국방장관과 외교통상장관 후보로 거론됐던 장성(張城)비상기획위원장과 홍순영(洪淳瑛)주독일대사는 뒤로 밀렸다는 전언. 박총무는 윤관 대법원장과 김태정(金泰政)검찰총장 등 법조 수장들과 같은 광주고 출신이어서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라는 얘기도 있다.
김차기대통령의 한 측근은 “비서실에서 올린 인선안이 DJT회동에서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다. 특히 지역안배원칙에 따라 몇몇 호남출신 각료후보가 탈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김차기대통령과 자민련 김명예총재, 박총재는 23일 오후6시반부터 서울 삼청동 김차기대통령의 임시공관에서 만찬을 겸한 ‘DJT’회동을 갖고 각료 인선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동엔 김비서실장내정자만 배석했으며 임시공관은 기자들의 접근이 금지됐다. 또 회동이 끝난 뒤 박지원(朴智元)대통령공보수석내정자가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 기자실에 들러 회동결과를 브리핑했으나 각료인선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김비서실장내정자는 이날 오전10시경 인수위 기자실에서 총리와 감사원장 지명사실 및 총리인준과 관련한 호소문만을 발표하고 “각료인선문제에 관한 한 나는 입이 없다”며 기자들과의 문답을 한사코 회피했다.
그는 이날 낮 기자들과 잠시 만나서도 각료 인선과 관련해서는 직답을 피했으며 DJT회동 후에도 “26일 발표 때까지 기다려라”고만 말하고 입을 다물었다. 한 측근은 “각료인선내용이 총리인준에 미칠 영향을 고려, 함구령이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송인수·이철희기자〉